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오나시스라는 실제인물과 인간의 창조원리를 적어넣은 것 중 하나의 양피지라는 물건을 이용해 공경이라는 키워드를 설명하는 책이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이다. 캅베드라는 말이 공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윈스턴 처칠이나 그레이스 켈리와 같은. 그래서 캅베드라는 양피지조차 실제로 존재하는것 같은데 모르겠다.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모르겠다. 너무 빠져들었나보다.  

  이전에 읽은 자기계발서 중에 레이첼의 커피라는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구구절절히 처세술같은 내용이라면 질린다. 물론 남을 대하는 방법이나 마음을 다잡는것도 중요하지만 레이첼의 커피는 조금 달랐었다. 그 책은 우선 주라고 했다. 내가 전에 이만큼 도왔으니 이번엔 내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 라는 식의 생각과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받아낼 계산을 하지 말고 그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고 또 주라고 했다. 주는 기쁨부터 가르치는 부분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었던 것이 더욱 큰 것이 되어 되돌아왔다. 또한 남에게서 받는 도움에도 인색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은 남이 누릴 수 있는 주는 기쁨을 빼앗는 것이라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즐겁게 상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라고 했다.  

  이 책의 중심 단어가 공경이라고 했다. 공경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했던 창조의 비밀이다. 공경이란 공경받는 자보다 공경하는 자에게 이익이 되는 원리다. 이것이 이 책 전체에 걸쳐 흐르는 요점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 대상을 공경하라고 되어있었다. 공경의 방법으로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공경하는 대상의 말을 잘 듣고 둘째는 그 대상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공경의 원리와 사람이 공경해야할 대상, 공경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자살하려던 아리가 자신을 구해준 변호사 게이츠에게 고마움의 뜻으로 캅베드의 존재와 내용을 말하며 자신의 삶을 펼쳐놓는다. 지극히 화려한 아리의 삶이 놀랍기만 했다. 

  캅베드의 내용을 토대로 펼쳐지는 아리의 삶을 읽어나가면서 자꾸만 레이첼의 커피가 생각났다. 레이첼의 커피를 읽으면 성공은 결코 혼자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다른이들과 더불어야 하는 것이었고 개인의 욕심이나 욕망을 채우기 위한것은 성공할 수 없었다. 이것의 다른 표현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공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 인터넷 기사에서 보았던 구절이 생각난다. 강호동이나 유재석등 지금 최고의 자리에 있는 개그맨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혼자 웃기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것도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할수록 처음엔 그저 쉽게만 보였던 공경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겁게 다가왔다. 책에 캅베드라는 히브리어는 존귀하다, 무겁다라는 뜻을 가진 카베드의 강한 능동 명령형이라고 한다. 신을 대하듯이 '반드시 존귀하게 하라', '절대로 무겁게 하라' 라는 의미를 지진다고 한다.  

  공경의 방법을 따르는것은 쉬울 것이다. 원하는 것을 줄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가면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는 허황되고 욕망에 빠져 헛된 꿈을 꾸는것을 지양했다. 이러한 것을 무엇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신중하기를 원했다. 이를 내게 적용시켜볼까 생각하니 공경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나만의 성을 모래로 짓는것인지 찰진 진흙으로 빚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했다. 레이첼의 커피가 다시 떠올랐다. 레이첼의 커피는 아주 향기롭고 따뜻하고 즐겁기까지 했다. 순수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런 과정에 이르는듯이 보였다. 그 책이 모든 응석을 다 받아주는 엄마같다면, 캅베드는 모든 방법을 알려주고 주의사항도 따끔히 일러주는 아빠같다.  

  팩션 형식을 빌려와 읽기 쉬웠던 것이 마음에 든다. 물론 책이 말하는 내용이 가슴속에 쿡쿡 박혀온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몇권 더 사서 선물할 책이 될 것 같다. 부디 그들에게도 거리낌없이 다가와 무겁게 자리하는 책이길 바란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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