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티볼리의 고백
앤드루 손 그리어 지음, 윤희기 옮김 / 시공사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힘들게 낳은 아이가 쭈글쭈글한 피부에 긴 팔다리를 한 노인의 모습이라면..... 어디 한구석이 잘못돼서 나오는것보다, 애초부터 병에 걸렸다거나 어느 장기가 너무 약하게 태어난것보다 훨씬 끔찍하지 않을까. 주변에 결혼을 하고 아이낳는 사람이 생기다보니 이런것에 대해 느끼는게 예전보다 훨씬 강하고 내일같다. 대단한것은 노인으로 태어난 아기를 남에게 보일까 조심조심 하면서도 여느아이처럼 사랑으로 키우는 부모였다. 이것이 막스 티볼리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철이 없고 호기심도 많을 어린나이에 외모때문에 집안에 감추어지듯 살고있는 어린 막스는 누군가 네 나이가 이쯤이라고 생각하면 그에 맞게 행동해야한다는 말을 듣는다. 어린아이가 듣기엔 너무 가슴아픈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평생 가슴에 담고 나이들수록 그말의 의미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게 되는것이 가혹하게 보였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단지 부모의 사랑만이 전부는 아니다. 나이 먹을 수록 점점 젊어지고 있는 그는 자신의 집 아랫층에 이사온 가족의 딸 앨리스에게 반하면서 온통 그녀생각뿐이다. 그때부터 막스의 삶은 오직 앨리스만을 향하고 만다. 

  너무 불쌍한 막스에게 주어진 선물은 휴이였다. 유일하게 막스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신기할정도로 무심하게 보일만큼 막스의 겉모습에 신경쓰지 않고 잘 어울렸다. 하지만 평생 친구로 남아있으면서 그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해주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마 자신이 겪는 시간의 역행을 앨리스에게 말하지 못하고 평생 곁을 맴도는 막스를 떠나지 않는 휴이였다. 내가 막스와 같은 상황이라면 내게도 휴이와 같은 친구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막스가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노인이 되었을때, 죽을 날을 직감하면서 평생 사랑한 앨리스와 그의 아들 새미에게 자신의 삶과 사랑을 고백하고 이야기하는 자서전과도 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그의 삶이 너무 기가막힌데 책의 마지막에 그와같은 사람이 몇몇 더 있다는 말에 이 책이 소설인지 실화인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애초부터 다른사람과는 반대쪽의 모습으로 살았던 사람이어서 그런지 막스가 이야기하는 자신의 삶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쓸쓸했다. 앨리스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아무리 환희에 들떠 이야기해도 그것조차 슬퍼보였다. 너무 지독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