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디터 T의 스타일 사전 - 스타일에 목숨 건 여자들의 패션.뷰티 상식 560가지
김태경 지음, 탄산고양이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몹쓸 몸매와 스타일을 지닌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등을 돌린건 아니다. 자신감이 없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고있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아직 내게 패션이나 메이크업은 어렵기만 하다. 이 책을 처음 알았을때 한참 부족한 나 자신을 의식하면서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하룻밤만에 다 읽어버렸다. 어려운 용어가 많거나 너무 낯설어 읽기 힘들면 어쩌나 조금 염려했지만 그런일은 없었다. 그러니 아무 걱정없이 읽어도 좋다. 설명이 제법 솔직하고 깔끔하다.
이전에도 스타일이라는 이름아래 같은 범주에 속하는 책을 읽은적이 있다. 두권이었는데 한 권은 여자의, 다른 한 권은 남자의 스타일링에 대한 것이었다. 옷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글과 사진들을 보면서 다른 세상의 일면을 본 듯한 기분에 살짝 들떴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전이다. 이전의 책들보다 훨씬 더 언급하는 범위가 넓다.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브랜드, 스타일링, 추천아이템, 쇼핑정보, 관련직업 소개 등 다루지 않은 것이 없는것 같다. 560가지라는 숫자가 엄청나게 보였었지만, 읽고 난 지금은 이정도로만 추려내기도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많은 내용을 담고있지만 깊이있게 파고들기보다 알아두면 좋을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어서 언급된 내용이 다시 언급되기도 한다. 또한 조금만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있을 그런 내용도 제법 있을 것이다. 크게 패션과 뷰티로 나뉘는데 약 2/3가 패션에 대한 내용이다. 뷰티에 더욱 관심이 많았던터라 조금 아쉬웠다. 아무리 상식이라고는 하지만 명품에 대한 내용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스타일 사전인데 기대했던 실용적인 면은 좀 밀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있으면 재미있는 책이다. 때론 패션잡지를, 때론 패션채널을 보는것만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전혀 몰랐던 소비자들의 장소를 알았고 아주 좋아하는 속옷에 대한 사이트를 알게됐다. 무엇보다 큰 것은 오래전부터 필요했지만 선뜻 선택하지 못하고 있던 아이템을 추천받아 쇼핑리스트 한줄이 더 늘었다.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정말 큰일이다. 흑흑흑......
이 책의 지은이가 에디터인데, 난 사실 이 직업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게 잠깐 소개된 에디터라는 직업에 대한 내용은 이색적이었다. 어떤 직업인지 어렴풋하게나마 그리면서 그 열정이 대단하게 보였다. 이후로 나도 모르게 잡지를 보면 에디터와 어시스턴트의 이름을 눈여겨보게 됐다. 머리 잘 하는 미용실을 찾으려면 마음 잘 맞고 실력있는 미용사를 찾아야 한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패션지들 사이에서 자신에게 가장 빛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을 찾으려면 이제부터 에디터를 눈여겨 보는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친숙하게 오래 마주할 패션매체를 찾을 길을 하나 터득한것 같다.
책의 앞머리에서 작가가 그랬다. 어울리지 않는 유행을 따라 신상품에 카드를 긁어대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스타일 지침서라고. 나는 그런 작가에게 말하고 싶다. 그 마음이 고맙다고, 바란대로 쉽고 재미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