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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같은 우리 애들 왜 이렇게 싸울까? - 부모들이 잘 모르는 자녀들이 싸우는 이유와 대처법
일레인 마즐리시.아델 페이버 지음, 서진영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내겐 남동생이 하나 있다. 3살 터울인데 어려서부터 제법 싸웠다. 언젠가 서랍정리를 하다 초등학교 다닐때 쓴 일기를 보게됐는데 거기에 엄마가 동생편만 들고 나에겐 화만내서 싫다고 써있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몇장을 넘기니 동생은 노는데 나에게만 일을 시켜 못마땅하다고 쓴 일기가 보였다. 우습게도 그때의 기분이 떠오르고 이해가 돼서 한숨이 나왔다.
어려서의 감정은 다 큰 어른이 되어도 영향을 미치는것 같다. 돌아서 남 이야기를 하듯 할때나 드라마등을 볼때면 어른이 되어서는 서로 이해하고 도우면서 화목하게 지낼것만 같고 그게 당연한것 같지만 가만히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런데도 어린아이들을 보면 가족간엔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입바른 소리를 하게 된다. 아마 내가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면 나도 당연한듯 아이들에게 강요할 것만 같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몇몇 방송을 보면서 형제나 자매, 남매간의 싸움이 흔히 말하듯 누구나 다 싸우면서 큰다 라며 넘어갈 수 있는게 아니라는걸 알았다. 지금도 동생에게 불만이 있는 내가 후에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아이들간의 싸움에 부모는 무척 힘들어한다. 그러한 부모들간에 모여 대화하고 토론하면서의 과정을 담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의 사람들이라고 해도 감정은 모두 같은 모양이다. 아이들이 싸우는 모습이나 그것을 보고 느끼는 부모의 당혹감이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도 그 가치에 빛이 바래지 않을 책을 만났다는걸 느꼈다.
읽으면서 정말 간단하지만 전혀 할지 못했던 것들을 배웠다. 엄마는 너희를 똑같이 사랑해 라고 말하면 안된다는걸 처음 알았다. 너그럽고 공정한 말같지만 받아들이는 아이에겐 조금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없는 말이었다는것을 읽고 나서야 이해했다. 내가 아이라고 생각하니 내 마음에도 그 말은 마음에 들지 않아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이의 화난 감정을 그대로 말해주어 엄마가 알고있다는것을 알려주는 그 자체로도 아이가 마음을 풀기 시작하는것은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하나 하나 읽고 알고 이해할수록 아이를 대하는것이 쉽기도 어렵기도 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언젠가 동생때문에 기분나쁜 것을 말하면서 엄마에게 나를 이렇게 만드는게 엄마탓이야 라고 했던 적이 있다. 이것을 잊고 내가 엄마가 되어서 아이들이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오래갖고 싸우는것을 나무라기만 할까봐 겁이 덜컥 난다. 아이들간에는 분명히 싸울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원만한 방향으로 이끌어 좋은 영향을 주도록 하는것은 부모의 몫이다. 이것을 잊지말고 조심해야겠다. 주변에 권해도 좋을 책이었다.
서평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