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여행
얀 코스틴 바그너 지음, 유혜자 옮김 / 들녘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첫장을 읽는 순간, 당신도 공범이다!
이 한문장이 사람을 얼마나 끌어당기는지 모른다. 더욱이 이 작품의 주인공은 그 유명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등장하는 라스콜리니코프와 비교되고 있으니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실망스러웠지만......

이 책은 크라머라는 작가가 주인공이 되어 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서전쓰는 일을 맡아 자서전의 주인공인 두번째 희생자의 집으로 가면서 시작되지만 이미 첫번째 살인은 끝난 후이다. 두번째 살인을 하는 과정과 첫번째 살인에 대해 회상하는것이다. 이야기의 아니 크라머의 동선만을 놓고 보면 적당히 자연스럽고 평범하다. 나의 실망은 그의 내면이다.

주인공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그를 아끼던 먼 친척인 야콥이 첫번째 희생자이다. 크라머는 2년간이나 쓴 작품이 부족한게 많다는 그의 말에 자신도 인정을 했지만 그날 살인을 한다. 야콥의 소개로 자서전을 써줄 늙은 프라이킨에겐 젊은 부인 사라가 있다. 그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기회를 만들어 프라이킨을 죽인다. 이 두번의 살인에서 이를 인정하게 할만한 이유가 부족하다. 합당한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면 그 작품을 좋게 평가하기 힘들어진다. 어떤면에서 이 작품이 수상작이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이해할수 없는 행동을 하게하는 그의 심리상태가 이 책의 알맹이라고 해도 될까. 나는 책을 읽으면서 크라머의 심리상태가 너무 불안정해보였다. 자신도 이해못하는 눈물을 흘리거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속에서부터 웃음이 터져나오는 그를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볼 것이다. 마치 절반은 가려진 무대를 보는것같다. 그 가려진 절반의 무대내용을 볼수가 없어 줄거리를 이해할수 없는 연극같다. 위태로운만큼 상황판단이 빠른 그를 보고 있으려니 정신병원에 보내고 싶어졌다. 내눈에 그는 환자이다. 어긋나있는 감정과 이성이 왜 그렇게 됐는지 짐작하게 하는 내용도 없어 가장 아쉽다. 살인의 이유를 조리있게 밝히지 않았듯이 말이다. 그의 내면에 처음부터 이질감을 느끼고 지켜보았기 때문에 빠져나올수 없는 크라머의 내면에 초대를 받고 결국엔 독자 자신도 모르게 살인에 동참했다는 문구엔 동의할수 없다.

짧은 작품이해력으로 인한 아쉬움인지는 모르겠지만 늑장부리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는 것은 좋았다. 거기다 흡입력이 있어 책을 잡은 그자리에서 다 읽어냈다. 그건 아마 재미있다 라고 해도 좋다는 의미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간결해서 이해하기 쉽다. 재미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은 작품이 되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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