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2 - 죽음의 예언에서 라그나뢰크까지, 영원한 상징의 세계
안인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유명한 반지의 제왕이 자꾸만 떠올랐다. 사실 떠올리지 않는게 이상하다. 그 모티브가 되는 신화이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느낌으로 책을 읽으며 영화속 장면들을 떠올렸다. 북유럽 신화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혀 없었다. 거의 백지상태라고 봐도 좋을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영화 반지의 제왕도 남들만큼 재밌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정신이 없다고 생각을 해왔으니 할말 다했다. 허허... 

이 책 안인희의 북유럽신화 1,2권은 이런 내게 아주 좋은책이었다.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게 쉬운 설명과 서술된 문장이 내겐 감사했다. 그저 신화의 이야기만 나열했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상징성이나 의미들도 친절하게 쓰여있고 관련된 그림이나 조각상등도 실려있어 지루할 새가 없다. 마지막엔 책의 이해를 돕기위해 용어설명이 되어있고 종이재질이나 인쇄상태도 좋다. 나와같은 북유럽신화에 무지한 사람을 위해 신경쓴 흔적이 엿보인다. 

 모든 이야기를 시작과 끝으로 나눈다면 1권이 신화의 시작이고 2권이 끝이다. 즉 신들의 탄생에서 죽음까지를 담고있다. 이 두권을 이어서 생각했을때 가운데부분이 신화속에 등장하는 신과 거인, 인간, 요정등에 대한 설명과 일화를 소개한다. 두권에 걸친 신화속엔 너무도 인간적으로 보이는 신들의 이야기가 많다. 대부분이라고 하는게 좋을것같다. 불멸과 절대적인 존재로서가 아닌, 무언가를 갖기위해 그 대가(代價)를 치르고 죽음이 있음을 아는 신이었다. 신들의 아버지이자 전사의 신인 오딘조차도 지혜의 샘물을 마시기 위해 한쪽 눈을 내놓아 애꾸눈이 되었고 바네에서 아제의 신이 된 아름다운 여신 프라야도 황금목걸이를 얻기위해 난쟁이와 사흘을 함께 보내면서 몸을 허락한다. 정신연령이 의심스러울만큼 사고를 치고 수습하기 바쁜 불의신 로키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거인들을 때려잡는 우직한 토르의 캐릭터도 인상적이다. 이런 신들간의 관계와 함께 그들의 최후 전쟁이 벌어지는 마지막엔 아홉세계의 전쟁이라 생각하니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분이 들면서 반지의 제왕 속 장면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북유럽신화 자체의 구조와 캐릭터들도 재미가 있지만 이들에 관심을 갖게한 절대반지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다. 영화속처럼 환각상태인듯 보일만큼 정신이상을 일으키게하진 않았지만 무시무시하긴 했다. 반지를 로키에게 빼앗긴 난쟁이 안드바리는 화가나 반지에 저주를 걸어버린다. 반지와 함께 빼앗긴 보물은 로키를 통해 흐라이트마르라는 농부에게로 전해진다. 반지를 손가락에 끼면 누구든 죽을거라던 저주를 전해듣고도 많은 보물에 눈이 먼 농부는 정말 반지의 저주를 받아 죽게 되고 돌고 돌면서 모두들 저주를 받는다. 비록 손에서 벗어났어도 잠시라도 끼우면 모두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그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신이라는 환상과는 달라 오히려 신선하고 재밌는 북유럽신화였다. 수요일이 오딘의 이름에서, 목요일이 토르의 이름에서, 금요일이 프라이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알고나니 더욱 친근하게 느껴져 절대 잊을수 없을것같다. 이름이 낯설어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다른문화권의 신화임에도 이질감없이 빠져들수 있었다. 북유럽신화는 이제 더이상 내겐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멋진 안내를 받은 덕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