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읽고 말하다
아사쿠라 가스미 지음, 전화윤 옮김 / 현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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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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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지만 혼자 읽는 일에 조금 지친 사람,

인간관계에 피로를 느끼면서도 오래가는 연결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

부모의 노년과 자신의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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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혼자 읽는 물건’이라고 생각한다.

조용한 방, 접힌 페이지, 밑줄과 메모.

그러나 아사쿠라 가스미의 읽고 읽고 말하다는 그 익숙한 독서의 풍경을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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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책은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

한 사람이 소리 내어 읽고,

다른 사람이 자기 기억을 얹고,

누군가 엉뚱한 말을 보태는 순간

한 권의 책이 여섯 사람의 인생으로 번역된다.

 

오타루의 카페 시트론에는 매달 첫 번째 금요일, 평균 나이 85세의 노인 여섯 명이 모인다.

이름은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

이들은 한 권을 정해 돌아가며 낭독하고,

읽은 대목에서 떠오른 이야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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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은 줄거리나 문학적 해석에 머물지 않는다.

먼저 떠난 배우자, 오래된 후회, 젊은 날의 선택, 말하지 못한 사랑으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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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서 길을 잃은 스물여덟 살 야스다는 처음에는 이들의 대화를 산만한 소음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오래 머무르며 깨닫는다.

이 모임에서 사람들이 읽는 것은 서로의 생애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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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데이터로 사람과 시장을 이해하려 했다.

숫자는 복잡한 세계를 정리해주지만

정리된 세계에는 자주 체온이 빠진다.

읽고 읽고 말하다를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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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은 인간을 데이터로 압축하는 장소가 아니라

압축된 인간을 다시 원본으로 복원하는 장소가 아닐까.

 

한 사람을 ‘노인’, ‘배우자를 잃은 사람’, ‘환자’라는 항목으로 분류하면 삶은 금세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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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사람이 어떤 문장에서 멈추고,

어떤 이름 앞에서 목소리가 떨리는지를 듣기 시작하면 설명은 무너지고 한 인간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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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긴 책을 읽으며 밑줄과 메모 속에서

아내의 손동작과 표정을 떠올리는 장면은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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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죽은 사람이 남긴 생각의 유품이 아니라

다시 말을 걸어오는 시간의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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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목에서 나는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 있을 때 서로 읽어주는 것.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옆에서 말해주는 것.

사랑은 완벽히 알아듣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알아듣지 못할 가능성까지 감수하고 계속 말을 건네는 태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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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이 이야기를 저마다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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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심장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경험을 하지 않는다.

독서는 내용의 전달이 아니라 기억의 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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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독서모임은 정답을 합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 문장이 각자의 내부에서 어떻게 다르게 폭발하는지 지켜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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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모임의 대화는 자주 옆길로 새고,

서로의 말에 한꺼번에 달려들며,

마치 모두가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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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따뜻하다.

누구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타인의 감정 가까이에 서서 잠시 보조를 맞춰주기 때문이다.

관계에 지친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인맥이 아닐지 모른다.

매일 연락하지 않아도,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도,

한 달에 한 번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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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보여주는 연대는 서로를 소유하지 않는다.

가까이 있지만 침범하지 않고,

느슨하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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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을 ‘예약된 다정함’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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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첫 번째 금요일에 누군가가 나를 기다린다는 사실.

그것은 거창한 희망보다 더 현실적인 생존 장치다.

이 소설을 읽고 가장 새롭게 보인 것은 노년이었다.

우리는 노년을 남은 시간이 줄어드는 시기로 생각한다.

책의 사람들은 다음 달에 읽을 책을 고르고, 다음 모임에서 할 말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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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이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미래형 문장의 수로 측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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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에 만나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미래를 가진 사람이다.

아흔두 살에도 “재밌겠다, 두근두근”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인간은 계속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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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작품은 빠르고 극적인 소설은 아니다.

대화는 어수선하고 이야기는 자주 샌다.

사건 중심의 독자에게는 느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느슨함이야말로 이 작품의 진실성이다.

실제 삶도 핵심만 요약되지 않는다.

사람은 쓸데없는 말을 오래 하다가 가장 중요한 고백을 흘린다.

이 소설은 그 흘러나온 말들을 버리지 않고 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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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읽고 말하다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되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책을 사이에 두고 더 오래 사람으로 남는 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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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책이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른 사람 곁에서 끝까지

책을 읽을 때 비로소 삶이 바뀐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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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지혜를 쌓는 행위이기 전에 외로움이

한 사람의 전부가 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작은 공동체의 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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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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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으로 월 300 더 버는 40대 임부장 이야기
사장썸머(임선영)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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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타깃: 월급 외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은 30~40대 직장인,

퇴사와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 무인카페 창업비용과 실제 수익구조가 궁금한 예비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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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매달 들어오지만 불안도 함께 적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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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가 가까워질수록 회사는 더 이상 안전망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연봉은 올라도 책임은 더 빠르게 늘고 조직에서 쌓은 경력이

회사 밖에서도 같은 가격으로 거래될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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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으로 월 300 더 버는 40대 임부장 이야기는 바로 이 불안에서 출발한다.

사장썸머 임선영은 15년간 대기업 마케터로 일한 뒤 4.5평 공간과 3,000만 원으로 무인카페를 시작했고

루 한 시간 정도의 관리로 운영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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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카페인24를 전국 170호점 규모로 성장시켰다고 소개된다.

 

처음에는 제목의 ‘월 300’이 가장 크게 보였다.

책을 따라갈수록 내 눈에 남은 숫자는 ‘1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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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본질은 돈을 더 버는 기술보다 시간을 다르게 쓰는 법에 가깝다.

직장인은 시간을 회사에 제공하고 월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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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업가는 자신의 시간이 없어도 가치가 반복 생산되는 구조를 만든다.

무인카페는 차이를 가장 작고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주는 실험실이다.

 

나는 데이터를 업으로 삼아 사람과 조직, 시장을 분석해 왔다.

책을 읽으며 매장을 하나의 작은 대시보드처럼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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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는 트래픽이고 입점률은 전환율이며 객단가는 사용자당 매출이다.

임대료와 원재료비는 고정비와 변동비이고 재방문 고객은 리텐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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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입지는 필요가 반복되는 사람이 있는 장소다.

‘하루 50잔’이라는 기준도 판매 목표가 아니다.

손익분기점을 고객 행동으로 번역한 운영 지표다.

 

가장 좋았던 점은 매출의 화려함보다 실수익률을 보라고 강조하는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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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높아도 임대료, 원가, 카드수수료, 관리비, 기계 유지비가 빠져나가면 사장 통장은 비어 있을 수 있다.

투자에서도 기업의 매출 성장만 보고 현금흐름을 무시하면 위험하듯

창업에서도 ‘얼마를 팔았는가’보다 얼마가 남았는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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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숫자로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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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의 제목을 문자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하루 한 시간과 월 300만 원은 누구에게나 자동으로 지급되는 공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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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임대 조건, 경쟁 점포, 장비 고장, 위생, 도난, 민원, 계절성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무인은 무노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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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와 매뉴얼, 아르바이트와 원격관리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자동화는 일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예외 상황을 줄이는 기술이다.

냉정함을 놓치면 무인카페는 새로운 직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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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남은 생각은 ‘과거를 레버리지 하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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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배운 고객 분석, 브랜드 기획, 운영과 커뮤니케이션을 작은 매장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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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데이터 분석, 교육, 콘텐츠, 투자 경험을 따로 떼어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경력은 이력서에 줄 세우는 과거가 아니라 다음 사업의 원재료다.

내가 이미 오래 해온 일을 새로운 현금흐름과 연결하는 순간 경력은 자본이 된다.

책을 읽고 곧바로 점포부터 계약하고 싶지는 않다.

먼저 ‘가상의 1호점’을 데이터로 운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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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상권 세 곳을 정하고 평일과 주말, 아침과 저녁의 유동인구를 직접 기록한다.

예상 객수, 객단가, 원가율, 임대료, 관리비, 세금, 고장충당금을 넣어

보수적·기준·낙관 세 가지 손익 시나리오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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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00만 원이 아니라 투자금 회수 기간과 시간당 순이익을 계산한다.

숫자가 설득되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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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용기는 나쁜 숫자 앞에서 멈출 줄 아는 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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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카페를 반드시 하라고 권하는 책이라기보다

월급 하나에만 의존하는 삶을 다시 설계하라고 등을 미는 책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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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하루 1시간’은 부업 시간이 아니다.

회사가 정해준 미래에서 한 걸음 빠져나와 내 삶의 선택권을 조금씩 사들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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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먼저 복사해야 할 것은 판단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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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스템은 내가 자는 동안 돈을 벌어주는 구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흔들릴 때도 원칙대로 움직이고 감정 대신 숫자로 멈추거나 확장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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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성공담에 취하기보다 자신의 상권과 자본, 시간과 감당 가능한 손실을 먼저 계산할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책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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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철학

사장이 직접 일하는 가게와 사장이 없어도 운영되는 사업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가장 잘 어울린다.

책의 ‘무인 운영’을 더 깊은 시스템 경영의 관점으로 확장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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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시간만 일한다

적게 일하는 법이 아니라 반복 업무를 제거하고 위임·자동화해 시간의 주도권을 되찾는 사고법을 다룬다.

‘하루 1시간’이라는 개념을 삶 전체로 확장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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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스타트업

처음부터 큰돈을 투자하기보다 작은 가설을 세우고 시장에서 검증한 뒤 개선하는 방식으로 읽으면 좋다.

첫 점포를 검증 가능한 실험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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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 - 모든 주식에 통하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가능한 반교수의 투자 시스템
이주택 지음 / 길벗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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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가장 비싼 것은 비싼 주식이 아니다. 

기준 없이 흔들리는 투자자의 마음이다.




꼭 읽어야 할 사람


주가가 오르면 뒤늦게 사고 떨어지면 불안해서 팔아버리는 개인투자자. 

성장 가능성은 믿지만 현재 가격이 싼지 비싼지 판단하기 어려운 미국주식·기술주 투자자. 

자신만의 매수·매도 기준을 만들고 싶은 장기투자자에게 책을 권하고 싶다.



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은 저평가 종목을 찾는 책이 아니다. 

반복해서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당신은 무엇을 근거로 이 가격을 지불하는가?”


주식을 살 때 기업을 산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상승하는 차트와 뉴스의 분위기, 다른 사람의 확신을 사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오르면 기업이 더 좋아 보이고 가격이 떨어지면 어제까지 믿었던 성장성마저 의심한다. 

내 감정이 가격을 따라 움직인 것이다.


흔들림을 멈추게 할 기준으로 ‘적정 주가’를 제시한다. 

좋은 기업을 먼저 고르고 PER과 PEG 같은 상대적 가치평가와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절대적 가치평가를 활용해 지불 가능한 가격을 계산한다. 


이후 시장 상황과 금리, 환율, 경쟁 구도의 변화를 반영해 적정 주가를 계속 수정한다.

중요한 점은 적정 주가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데이터 분석을 하며 숫자는 현실을 일정한 조건으로 압축한 모델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적정 주가도 마찬가지다. 

성장률을 조금만 바꾸고 할인율을 다르게 적용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적정 주가를 소수점까지 정확한 하나의 숫자로 믿는다면 계산은 또 다른 신앙이 된다.

내가 책에서 발견한 가장 중요한 통찰은 ‘적정 주가는 실수의 허용 범위’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적정 주가를 한 점으로 기록하지 않으려 한다. 

비관·기준·낙관 시나리오를 나누고 그 사이를 하나의 가격 구간으로 보려 한다. 

미래를 정확히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틀려도 치명적인 손실을 입지 않을 가격을 찾기 위해서다. 

가치투자의 핵심은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데 있지 않다. 

틀릴 자유를 살 수 있을 만큼 싸게 사는 것에 있다.


책에서 월가와 미디어가 진실을 왜곡하고 며칠 뒤에야 진실이 주가에 반영된다고 말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3일’이라는 숫자를 모든 시장에 통하는 법칙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정보와 진실 사이에 언제나 시차가 존재한다는 경고로 읽는 편이 적절하다. 

책에 등장하는 단기 투자자의 수익 비율 역시 구체적인 조사 조건과 출처를 함께 제시했다면 주장이 강해졌을 것이다.


또 하나 독립적으로 구분해 읽을 부분은 성장주의 적정 주가를 설명하며 피보나치 되돌림선과 RSI를 활용하는 대목이다. 

두 지표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한다기보다 시장의 과열과 매매 시점을 판단하는 기술적 도구에 가깝다. 

가치평가와 매매 타이밍을 함께 활용할 수는 있지만 둘의 역할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책의 강점은 분명하다. 

“좋은 기업이니까 언젠가는 오른다”는 막연한 믿음에서 벗어나게 한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도 지나치게 비싸게 사면 오랫동안 좋지 않은 투자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질과 주식의 가격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가치투자가 욕망을 관리하는 윤리라고 느꼈다. 

적정 주가를 계산한다는 것은 기업에 가격표를 붙이는 행동인 동시에 나의 탐욕에 상한선을 붙이는 행동이다. 


시장이 흥분했을 때 사지 않을 이유를 만들고 시장이 공포에 빠졌을 때 도망치지 않을 근거를 마련한다.


파도 밑이 고요한 이유는 파도가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깊이는 예측 능력보다 기준에서 나온다.





관심 종목마다 한 장짜리 ‘적정 주가 노트’를 작성해보자.


1. 기업을 보유해야 하는 핵심 이유  

2. 매출·이익·현금흐름의 비관·기준·낙관 시나리오  

3. 상대가치와 절대가치로 계산한 적정 주가 범위  

4. 안전마진을 적용한 1·2·3차 분할 매수 가격  

5. 적정 주가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금리·환율·경쟁 변화  

6. 가격과 무관하게 매도해야 하는 투자 논리 훼손 조건  


‘어떤 사실이 틀렸음이 확인되면 팔겠다’를 먼저 기록해야 한다. 

가격 하락은 기회일 수 있지만 기업의 경쟁력 훼손은 기회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자!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얘기해보면!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는 안전마진의 철학을, 하워드 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은 사이클과 위험의 본질을 확장해준다.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은 왜 투자자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설명하며 로버트 실러의 내러티브 경제학은 숫자보다 이야기가 시장을 움직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은 미래의 주가를 맞히는 비법서가 아니다. 

미래를 맞힐 수 있다는 오만을 내려놓고 틀리더라도 살아남을 가격을 찾게 만드는 책이다.


투자에서 진짜 자유는 주가가 오를 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얼마에 사고 왜 보유하며 무엇이 틀리면 팔 것인지 알고 있을 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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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주가 가치투자 법칙 - 모든 주식에 통하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가능한 반교수의 투자 시스템
이주택 지음 / 길벗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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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주가는 흔들리는 마음을 붙드는 기준이다. 좋은 기업을 싸게 사고 틀려도 살아남는 투자 원칙을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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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스
박지선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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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인간다움은 어디에 남는가


박지선의 루미너스는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익숙한 디스토피아가 아니다.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온기와 기억, 말투와 표정까지 학습한 로봇이 가족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면 존재를 물건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사랑과 책임을 외면하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간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소설의 배경은 통일전쟁 이후의 근미래 한국이다. 

로봇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사회에서 로봇범죄수사대 형사 준, 로봇 개발자 모건, 몸이 무너져가는 소녀 루이지에, 폐기된 로봇 요요의 삶이 얽힌다.


두 인간과 한 로봇으로 이루어졌던 가족의 상처, 사라진 로봇 아이를 둘러싼 사건, 인간의 몸과 기계의 몸이 뒤섞인 존재들이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몸인가, 기억인가, 누군가와 맺은 관계인가.




성장하지 않는 로봇은 끝나지 않은 슬픔이다


흥미로운 점은 소설이 처음부터 거대한 철학적 SF로 출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처음에 아이들이 로봇 요요를 발견해 모험하는 어린이 이야기로 구상했다. 

늙지 않는 로봇과 성장해 버린 인간 형제자매의 시간 차이를 떠올리면서 이야기는 상실과 애도의 소설로 확장됐다.


죽은 사람은 남겨진 사람의 기억 속에서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다. 

열두 살에 떠난 사람은 우리가 마흔이 되고 쉰이 되어도 영원히 열두 살이다. 

요요 역시 성장하지 않는 존재이기에 가족에게는 기술인 동시에 끝나지 않은 슬픔이다. 


이 지점에서 루미너스를 ‘슬픔을 저장하는 기술에 관한 소설’로 읽었다.


우리는 이미 사진, 메시지, 음성, 검색 기록과 클라우드에 사람의 흔적을 저장한다. 

언젠가는 데이터를 연결해 세상을 떠난 사람처럼 말하는 인공지능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록이 많아질수록 그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부재가 더 정교해질 수 있다. 

기술은 망각을 막아주지만 애도를 끝내주지는 않는다.




기억을 복제해도 책임은 복제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다뤄온 사람으로서 나는 같은 데이터가 같은 존재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자주 생각한다.


데이터셋을 완벽하게 복제해도 분석가의 질문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다. 

인간의 기억을 모두 복제한다고 해도 기억 이후에 어떤 선택을 하고 누구의 고통을 책임질지는 복제할 수 없다.


내가 이 책에서 발견한 인간성은 감정의 유무가 아니었다.

인간성은 ‘책임의 방향’에 가까웠다.


누가 명령하지 않아도 타인의 고통 앞에 멈추는 것.

손해를 보더라도 관계를 배신하지 않는 것. 

내가 만든 존재와 내가 남긴 상처를 외면하지 않는 것.


인간다움은 높은 지능이나 뛰어난 성능이 아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로봇보다 먼저 인간이 물건이 되고 있다


루미너스가 인상적인 이유는 로봇을 인간처럼 만드는 기술보다 인간이 타인을 물건처럼 대하는 방식을 더 집요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소설 속 사회는 로봇을 가족과 연인, 노동자로 사용하면서도 필요가 없어지면 소유물이라는 이유로 폐기한다. 

이 구조는 낯설지 않다.


이미 효율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사람을 비용으로 분류한다. 

약한 사람의 고통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사랑조차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맞춤형 서비스처럼 소비한다.


루미너스의 미래는 갑자기 도착한 디스토피아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습관에 기술이 더해진 세계다.


AI와 로봇만이 아니라 몸, 젠더, 장애, 소속, 관계와 타자성의 문제를 함께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쉽게 읽히기만 하는 소설은 아니다


인물과 세계관이 넓게 펼쳐지는 장편인 만큼 초반에는 사건의 중심을 잡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여러 인물의 상처와 사회적 문제가 등장하기 때문에 로봇 미스터리를 기대했다면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복잡함은 단점인 동시에 작품의 방식이다.


인간이라는 문제는 한 사람의 의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몸을 잃어가는 사람, 몸을 기계로 바꾼 사람, 인간의 기억을 가진 기계, 자신이 만든 존재에게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 서로를 비출 때 비로소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흔들린다.


모든 설정이 완벽하게 정돈된 소설보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질문을 품은 작품에 마음이 머무는 편이다. 루미너스는 매끈한 정답 대신 독자의 머릿속에 불편한 잔광을 남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은 인공지능의 시선을 통해 헌신과 사랑을 생각하게 한다.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는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권리와 경계를 더욱 날카롭게 파고든다.

셰리 터클의 외로워지는 사람들은 기술이 인간을 연결하면서도 어떻게 더 외롭게 만들 수 있는지 사회과학의 언어로 확장해준다. 



빛나는 것은 완벽한 몸도, 영원히 보존된 기억도 아니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서로를 돌보는 마음이다. 

보답받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사람의 고통 앞에 머무르는 태도다.


나는 루미너스라는 제목이 가리키는 가장 인간적인 빛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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