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계절, 많은 언론에서 '구태정치'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구태정치는 후보간에 정책대결보다는 이념공세와 네거티브 전략으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지는 맥락을 가리킨다. 이런 구태정치는 비리검증과 상호비방으로 나타나는데, 이같은 구도는 '검증'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새누리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흔히 박근혜의 지지율은 비탄력적이고, 문재인의 지지율은 탄력적이라고 말한다. 두 후보가 어느정도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당지지율이 비탄력적이고 야당지지율이 탄력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크게 틀리진 않다. 특히 여당의 경우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몇 년 전부터 지지층 하한선 40%는 항상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여당의 경우 네거티브 전략과 이념공세 같은 구태정치만으로도 지지층 확보/결집에 충분하지만, 야당의 경우 같이 '검증'공세에 나서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내가 보기에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공익보다 사익을 더 추구하고 부패한 집단이지만,(물론 민주당이라고 깨끗한 집단은 아니다. 민주당은 87년 체제의 신주류, 신기득권이다.) 현실정치에서 새누리당이 더 더럽다는 이미지가 그들의 기득권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신기득권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에게는 티끌만큼의 더러운 이미지도 치명적이다. 그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세력의 도덕주의'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겐 조금의 부정부패도 국민들에게 용인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즉, 민주당이 대선이든 총선이든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이뤄져야 하고, 선거에서도 그것을 부각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여당은 야당의 도덕적 흠결을 찾아냄으로써 지지율이 올라가지만, 야당은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능력을 보여줌으로써만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민주당은 불필요한 도덕주의적 강박을 버리고 문제해결능력을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상대적으로 무능한 새누리당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이번 대선은 여당의 승리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 야당이 했어야 했던 일은 안철수가 시도했지만, 그는 좌초되었고 야당의 무능은 자신들이 신주류, 신기득권이라는 무의식을 인정하지 못할만큼 적나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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