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은 「근대계몽기 대한매일신보에서 근대적 역사 개념의 탄생」이란 논문에서 이 시기에 국민은 비참하고 무력한 현재의 퇴보를 책임져야 할 경험적 주체인 반면 민족은 과거의 위대한 역사를 구현한 선험적 주체이자 이를 미래에 구현할 잠재적 주체로 분리됐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일제강점기 한국의 '네이션=민족' 개념 정립과 제국주의 일본의 '네이션=국민' 개념 정립이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식민지를 지배했던 일본이 한국/중국/동남아의 여러 민족을 아우르는 보편적 국민 개념으로 네이션을 정립하려 한 반면 일제강점기의 한국에선 이에 맞서 혈연적 순수성 내지 특수성을 강조하는 민족 개념으로 이를 응축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권재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러한 결론은 제국주의와 민족주의가 쌍둥이라는 탈민족주의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한편 한국 내에서 민족을 강조하는 진보 세력과 국가를 강조하는 보수 세력이 '민족/국가'의 이중체인 네이션 개념 중 어느 한쪽만 쳐다본 내셔널리즘의 쌍둥이임을 보여준다.
- 강준만, 「한국 근대사 산책 5」, 229-230쪽.
민족을 강조하는 진보 세력
국가를 강조하는 보수 세력
이렇게 분류된 두 집합을 읽고 있자니
지금 한국의 현실정치에서 세력화된 두 정당이 떠오르면서,
언젠가 홍세화가 '극좌와 극우는 통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본인들은 자신이 한가지 이념의 쌍생아라는 사실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