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지인 가운데 한 명은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소한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그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접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게도 이런 사례는 그리 낯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슬프지도 않았습니다. 익숙함 때문일까요? 그것보단, 유사하지만 다른 경우를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삶에 낙이 없다 보니 먹는 것에만 신경쓰게 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냥 그런 경우도 있나보다' 하는 반응을 보이기는 쉽지만,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는 쉽지 않습니다. 먹는 것에 몰입하는 사람이, 자신의 먹는 행위를 자조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늘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당신은 그렇게 말하는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지요. 이제 그녀의 '자기 이야기'는 당신에게 생각, 또는 반응을 요구합니다. 

 

  그럼 이제 당신은 그녀에게, "삶의 낙을 찾아봐, 사는 낙이 왜 없어. 인생은 즐거운거야." 라고 말할 생각인가요? 이것은 통상적인 반응입니다. 그녀가 낯선 누군가에게 처음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면, 그런 반응은 유효합니다. 뻔해 보여도, '공감'은 대화의 기본 중의 기본이며 '격려'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녀의 독백이 닳고 닳은 반복이라면 어떤가요? 네게 열정을 불어넣을 만한 '무엇'을 찾으라고 더 강력하게 말해줄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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