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나의 첫 번째 액션 1~2 세트 - 전2권 ㅣ 나의 첫 번째 액션
주성철 외 지음, 한국영화감독조합 외 기획 / 한겨레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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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액션1,2>은 ‘씨네21’의 편집장을 역임하며 한국 영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해 온 영화평론가 주성철 저자와 씨네플레이 기자들이 함께 쓴 책이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소속 감독 17명의 목소리를 담았던 <데뷔의 순간>(2014, 절판)을 두 배 분량으로 개정증보했다. 이 책에는 각 감독의 인생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들이 어마어마하게 묻혀있었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같은 대감독들에게도 제작비를 지원받기 위해 수없이 시나리오를 수정하거나 전작을 그것도 연속해서 말아먹어 제작을 거부당하는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영화계와 OTT를 종횡무진하는 31명 영화감독들에게 ‘시작’의 순간들을 떠올려 작성한 모음집인 셈이다.

공통적으로 그들은 영화감독 데뷔(아이돌만 데뷔를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는 줄 알았는데!)를 위해 불안정과 불확실한 하루를 보내왔다. 누군가는 엄마에게 만원만 달라며, 또 누구는 집에서도 옷을 차려입고 방으로 출근하며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31개의 길을 오가다 보니 각자 장르만 다를 뿐 그 끝에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나라면 지긋지긋하다고, 때려치고 싶다고, 미워하거나 탓을 할 법도 한데 이 분들은 ‘영화를 하겠다는 미친 생각’과 ‘불확실한 재능을, 버티는 재주로’ 모두 열렬하게 영화를 사랑하기만 한다. 얼결에 데뷔한 분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운이 좋은 편인지도 몰라, 하며 겸손하게, 마흔이 넘어 데뷔한 사람들은 이렇게 늦깍이로도 꿈을 이룬다며 영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죄송스런 마음이 드는 책이기도 하다. 너무 웃다가 운 부분 때문이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로 데뷔한 민규동, 김태용 감독의 데뷔기였는데 젓가락 두 짝으로 불리며, 두 분 몸무게를 합쳐 99였다는 충격적인, 아니 폭력적인 숫자가 나온 대목이었다. 한 명의 감독비로 1+1 스타일의 영화를 찍다가 민규동 감독님이 입원하자 옆에서 수액맞던 김태용 감독님이 피를 쏟는 장면이, 정말 처절한 영화현장을 기록한 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나도록 웃었다. 한국영화에 눈물과 웃음이 다 있는 이유는 감독님들의 삶이 실제로 녹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열정페이, 연극과 영화판이 제일 심각하다고 들었다. 현장에서 가장 말단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영화판이란 곳은 데뷔하지 않은 감독에게는 여전히 청춘과 열정을 불살라야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인생을 걸어야 가능하다고 읽히기도 했다. 데뷔를 했건 하지 않았건 그런 그들의 인생 자체가 예술이란 생각도 든다.

각각의 글 말미에는 영화감독의 길을 고민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문장들로 마친다. 온통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기다림으로 가득 차 있는 이 길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들라고 말하는 감독들이다. 영화뿐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예술의 길을 가는 청년들에게도, 혹은 직장에 다니는 중이지만 늦깎이도 괜찮을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한다. 31편의 영화감독 분투기 속에서 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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