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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의 가성비 - 대한민국, 누가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
정욱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8월
평점 :
정욱식 저자는 1999년 평화네트워크 설립자이자 2021년부터는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20여 년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천착해 온 대표적인 평화 연구자이자 활동가이다.
<자주국방의 가성비>는 매년 천문학적인 국방 예산이 투입되는 한국 안보 현실에 비용 대비 효과라는 가성비를 따져보자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박정희, 노태우 정부의 자주국방 추진에서 출발해 노무현 정부의 전작권 환수 시도, 그리고 현 이재명 정부에 이르기까지 한국 자주국방에 대한 보수와 진보당의 정치적 방향을 추적한다. 또 K-방산의 글로벌 순위가 손에 꼽음에도 작전통제권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착시, 그리고 천문학적 국방비 증액이 가져온 안보 비용을 차례로 해부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에 의존하길 바라는 한국 안보 정책의 이중사고를 지적하며, 힘에 의한 평화만으로는 안보의 가성비를 확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따라 헌법의 영토조항 개정 공론화, 흡수통일 구상의 철회, 반격 능력 중심의 전력 재편, 그리고 가성비 전략으로서 자원입대제(모병제) 전환을 제시한다.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는 병역으로 젠더 갈등 완화, 직업군인이라는 중산층을 키워 민생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점, 또한 전문적인 군인을 양성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전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라고 계속해서 압박하고,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계속해서 살상무기를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이 상황과 “방위 산업을 국가 경제의 주력으로 육성하고 지속가능한 방위 산업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p.128)라고 말하며 K-방산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 양날의 칼날로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다. 우리가 국방을 강화할수록 북한은 이에 대비해 핵을 완성시켰다. 현재는 러시아군을 도와 2022년부터 러시아에 대규모 포탄과 16,000명에서 22,000명 규모의 병력을 제공해 최대 220억달러(약 31조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북한이 3년 연속 3%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도록 도왔고 이 돈은 다시 더 많은 핵 프로그램과 해군력에 재투자될 것이다. 남한 뿐 아니라 조선(북한)의 우리 동포들 역시 자주국방이라는 미명하에 더 나은 민생의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다른 나라의 전쟁을 자산 삼아 이루는 자주국방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윤리적 한계를 짚는다.
또, 통일을 원하지 않는 국민의 비율이 50.1%를 넘었고 20대는 가장 높은 50.7%라고 한다. 나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강한 국방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대미 의존성을 높이는 정책의 모순을 알게 될수록 실용안보 전략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게 된다. 결국 남한과 조선(북한)에 전쟁이 일어날 불안요소가 제거될 때, 무리한 군비 경쟁을 줄여 국가적 비용을 절감하는 길임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