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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 앰비션 - 이기적 야망의 종말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이정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6월
평점 :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프레임을 깨고 인간의 연대와 협력 가능성을 증명한 <휴먼카인드>의 트허르 브레흐만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저술가이다. 이번 책, <모럴 앰비션>은 개인이 자신만을 위한 부와 명예를 좇는 패러다임을 지적한다.
“우리는 개인적 신념에 대해 열변을 토하지만 대개는 흉내만 내다 끝내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내 삶에만 집중할 경우, 자유를 추구하는 것과 제멋대로 하는 것을 혼동하기 쉽고, 제멋대로 하는 것은 보통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을 의미할 때가 많다.”(p.59)
성공한다 치더라도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묻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인재들이 금융 상품 개발이나 광고 알고리즘 설계 같은 무가치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으며 더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커리어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제는 커리어와 재능을 세상에서 가장 시급하고 방치된 문제-기후위기와 극심한 불평등, 빈곤 등을 해결하는 데 쏟아야 한다는 ‘선한 야망(Moral Ambition)’을 제안한다. 저자는 인류의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낸 활동가들-노예제에 반대했던 토머스 클락슨, 네덜란드에서 가장 많은 유대인을 숨겨줬다는 나우란데 지역의 아르놀트 다우베스 등의 이야기를 예로 든다. 이들이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지 못한 선한 사마리아인이 아니라 행동을 먼저 한 사람들이며, 이 행동은 전염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바꾸고 있는 혁신가들-제너럴 모터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랄프 네이더와, 말라리아 퇴치에 나선 롭 메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학교를 운영하는 조이 사보이의 이야기를 전한다.
“세상을 바꿀 능력이 차고 넘치는데 자신은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p.187)며 독자에게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인간의 선한 본성을 어떻게 현실의 변화로 연결할 것인지 보여주는 실질적 지침을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인종차별과 맞서 싸운 로자 파크스가 인상적이었다. 1913년생인 그녀가 1955년 몽고메리의 버스에서 백인을 위해 자리를 비워달라는 버스기사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은 사건 당시 그녀는 40대 초반이었다. 내가 흑인 여성이며 40대였다면 사회적 모순을 뼈저리게 느낀 노련한 사회적 약자로서 나는 당연히 일어났을 것이다. 젊은 치기라면 모를까, 하지만 이 책에서 보니 그녀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흑인 여성을 위한 활동가로서 일하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모른척하며 살 수도 있었지만 자신보다도 더 열악한 환경의 여성을 도운 10년간의 활동이 비폭력 저항이라는 침착한 신념의 표현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행동이 지닌 무게감이 흑인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도화선이 되었기에 노예제 폐지와 이어 여성 참정권으로 까지 이어진 결과를 볼 때 같은 성별과 나이대를 가진 나를 되돌아볼 지점이 되었다.
“지금 이 세계에는 혁신적 선구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 세계 최대의 난제에서 출발해 최대한의 상상력을 동원하며 가장 유망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말이다.(p.238)
나는 이 책을 읽어낼 수만 있다면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존재한 적도 없는 영광스러운 과거로 돌아가길 원하“는 우파와 ”현재의 불의 너머를 직시하지 못“(p.237)하는 좌파인 어른들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유산은커녕 더럽고 뜨거워진 지구를 남겨줬을 뿐이다. 사회에 대한 불신과 정치적 냉소에 찌든 중도파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가 말한대로 ”생각이 깊고 헌신적인 소수의 시민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 의심하지 마라. 실제로 세상을 바꿔온 건 그들 뿐이다.“(p.59) 선한 야망을 가진 극소수와 그 극소수들이 ”들끓는 지점을 찾아가서 감염되고 전파“(p.80)될 준비가 되었다면.
문득 자신의 일이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몰라 공허함을 느끼는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과, 번아웃을 넘어 진정한 삶의 목적을 되찾고 싶은 모든 직장인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모럴앰비션#선한본성#선의#커리어#이타주의#휴먼카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