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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피벗 - AI 시대, 개인과 기업의 생존 공식을 바꾸는 법
최연성 지음 / 터닝페이지 / 2026년 6월
평점 :
이 책의 저자 최연성씨는 AI 시대의 커리어 전략과 조직 혁신 분야에서 네슬레, 보잉, 아마존, 액센츄어 등 포춘 500대 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하고 조직을 혁신해 온 이력보유자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IBM장학생으로 MBA를 취득하고 MIT에서 Industry 4.0 과정을 수료했으며, PMP와 린 식스시그마 블랙벨트 등 다수의 글로벌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정부의 차세대 리더로 동시 선정된 바 있고, 현재는 뉴질랜드 무역진흥청 산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기업의 프로덕트 아키텍처 혁신을 총괄하고 있다. 저자는 FMCG 식품 제조기업의 공정 엔지니어와 R&D 매니저로, 항공우주 산업체인 Boeing으로, 이커머스로의 이직을 실례를 든다. 연관성이 1도 없어 보이는 이 이직의 토대가 된 피벗에 대해 설명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개인의 커리어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재설계하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서다. 피벗(Pivot)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전략 중 하나로, 농구의 피벗 동작에서 유래한다. 한 발을 땅에 고정한 채 다른 발로 방향을 전환하듯, 자신이 가진 핵심 역량과 가치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향해 유연하게 몸을 돌리는 역량의 재배치가 피벗의 본질이다. 단순하게 퇴사나 이직이 피벗이 아니라 급변하는 기술 생태계 속에서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고정축으로 두고 어느 방향으로 전환하여 살아남는 것이 진정한 피벗임을 짚어낸다.
전체적 구성은 개인의 생존 전략에서 시작하여 기업의 혁신, 그리고 글로벌 트렌드 분석으로 확장된다. 1부, 2부에서는 지금 피벗이 필요한 이유를 밝히고, 개인이 산업,직무,창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이 가능한 역량을 발견해 자신만의 로드맵을 그리도록 돕는다. 3부와 4부에서는 카카오, 애플, 레고 등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기술, 고객, 수익 모델 등의 축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피벗 전략을 분석한다. 나아가 인구 구조의 변화와 기후 위기 등 거대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조직과 개인이 갖추어야 할 미래 지향적 마인드셋을 다룬다.
2008년 9월 15일, 158년 역사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을 때, 유능한 금융 전문가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그들은 절대 무능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쌓은 인재들이었으나, 그 전문성이 놓여 있던 맥락이 사라지자 경력 전체가 무너지고 말았다. “한 우물만 파라”는 오랜 미덕은 기술이 업무를 해체하는 오늘날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우물을 깊게 파는 성실함보다 내가 파고 있는 우물에 아직 물이 남아 있는지, 그리고 내가 가진 기획력이나 문제 해결력 같은 핵심 역량을 다른 우물로 어떻게 옮겨 심을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눈이 필요하다. 특히 저자는 한국계 1.5세대로, 한국인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한국인 독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들어, 한국인들이 칭찬받을 때 “별거 아니예요”라는 대답은 겸손이라는 미덕이 아니라 직무유기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신 “당신의 경험 속에 숨겨진 보석같은 ‘전이 역량’을 찾아내서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닦아서 보내주어라”(p.82)라고 조언한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예전에 유퀴즈 프로그램에 영국 국립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한국계 분이 나온 적이 있었다. 칭찬에 대해 한국인들은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고. 하지만 칭찬은 자존감의 토대가 되는 것인데 이 칭찬을 받아들이지 않고 겸손으로 대응한 한국인들의 자존감은 정작 바닥을 치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중 누가 피벗을 잘할 수 있을까, 누가 보더라도 답은 정해져있다. 이 책이 본질적으로는 피벗을 통해 불확실한 시대의 생존전략을 알려주는 책이지만, 한국사회에서 자라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해온 저자가 한국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2026년 현재 AI와 자동화의 파도 속에서 자신의 쓸모를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 그리고 과거의 성공 공식에 갇혀 정체기를 겪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가와 기업의 리더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변화를 마냥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축으로 두고 생존을 향한 방향전환 준비를 마친 이들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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