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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주문 - 일하는 여자들을 지탱하는 언어와 관계, 그리고 마음, 개정증보판
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평점 :
<출근길의 주문, 일하는 여자들을 지탱하는 언어와 관계, 그리고 마음> 7년 전, 출간된 첫 책표지에는 출근하는 다리들 중 스타킹에 구두를 신은 다리가 보이는 그림이었는데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있는 여성들의 팔과 손 사진이 담겼다. 일하는 여자들을 응원해온 저자의 7년 성과가 표지로 보이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영화 전문지 ‘씨네21’의 편집팀장, 그리고 다수의 책을 펴낸 에세이스트이다. 읽고 보고 쓰고 말하는 업이 좋아 버텼지만 글쓰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일하는 여자들’의 레퍼런스가 본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일하면서 여성이 마주하는 보이지 않는 성별의 벽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일에 대해 더욱 매진하여 스스로를 지키고, 같은 여성들을 독려하며 성장하는 법에 대해 말과 글, 그리고 네트워킹으로 안내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은 3부와 부록으로 1부는 일하는 여자들이 직장에서 나를 지키는 ‘말과 글 사용법’을 다룬다. 무례해 보일까 우려하여 뱅 둘러 이야기하는 여성 특유의 쿠션어를 줄이고 명확하게 끝맺는 대화법, 감정을 조절하고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말하기에 대해 썼다. 2부는 일하는 여자들의 ‘네트워킹’에 집중하며, 고립을 넘어 서로의 레퍼런스가 되어주는 건강한 인간관계의 태도를 제안한다. 3부에서는 임금 격차와 이직, 고용 불안 등 '기울어진 운동장'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나만의 '출근길의 주문'을 외우며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이야기한다. 부록에서는 프리랜서로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10계명까지 전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일하는 여자들 보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제안하는 스타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좋아하는 상이다. 일을 잘하면서 사회에서 만난 인간관계에서도 깔끔한 매너를 가진 사람, 요새 MZ들이 영포티라고 놀리지 않을 만한 멋진 선배아닌가, 그래서 일하는 여성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주니어 직장인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관계에서는 노력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기에, “사람에 대해 단순하게 비관하지도 낙관하지도 않고 일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돈을 버는 일의 중심에 있다.”(p.74)는 점을 기억하라는 것. 또, 누군가에게 힘든 상황을 토로하는 경우, “왜인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의 상담 상대가 자주 되곤 하는 나로서는 언어라는 형태의 배설을 받아내는 기분에 빠질 때가 있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상대는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p.175) 이런 상황에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신도 그러한데 하물며 나약한 인간은 오죽하겠는가. 스스로 돕는 사람이 되자.”(p.176)라고 조언해주는 부분이 시원했다. 요새 핫한 AI활용에 대해(여기서는 LLM로 언급) “LLM에게 일을 시켰는데 제대로 못 해서 뭘 수정해야 하는 지 하나하나 지시하면서 일을 해나가다 보면, 이렇게 내가 LLM의 학습에 일조하고 있구나 싶을 때가 있다. 구독료를 내든 안 내든, 이 도구를 어떻게 해야 더 잘 쓸 수 있는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시행착오를 하고 있구나. 이 도구가 나를 대체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내가 성실하게 협조하고 있구나.”(pp.202-203)하면서도 높은 환율에도 구독을 이어가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서.”(p.203) 열심히 일하는 저자의 모습이 뇌리에 박힌다.
이런 저자의 생각들이 모여 이 책을 구성하고 있고, 매일 아침 무거운 발걸음으로 출근길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하루를 살 힘을 주는 그런 주문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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