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동맹이라는 거울 - 한미일 안보 체제의 한계와 가능성
지지와 야스아키 지음, 길윤형 옮김 / 한겨레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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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의 해로 이때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한다면, 일본과 한국이 도와주지 않겠냐는 한 대만인의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아니, 남의 나라 전쟁에 우리나라 군인이 왜 참전을 해야 하나? 이번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NATO와 일본,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는다길래, 우리가 시작한 전쟁도 아닌데, 왜?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야 내가 ‘동맹’이라는 것에 대해 간과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이 ‘동맹’이라는 ‘갑과 을’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용산구 미군부대 앞에 위치해 있었다. 지금은 그 곳 풍경이 달라졌는데, 졸업 후, 학교는 다른 구로 이전했고, 미군 부대는 2022년, 주요거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택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용산 미군부대의 일부 공간은 용산공원으로 바뀌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봐왔던 미군부대의 존재는 내 삶에서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휴전국가니까, 일본은 2차세계대전 패전국이니까 미군이 주둔해있는 거겠지 했다. 또 미군 수는 6.25 직후 32만명에서 1970년대 4만명으로, 노무현정부 시절에는 약 3만 7천명에서 지금의 2만 팔천 오백명으로 감축되어 왔다. 언젠가 우리나라가 통일을 이루면 미군이 우리나라에서 나가겠지, 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작년에 세계에서 전작권이 없는 나라가 유일하게 우리나라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랬던 기억이 있다.

지난 해 말,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문제에 대해 실질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본과 중국, 양국 관계는 1972년 수교 이후 가장 위태로운 신냉전적 대치 상태에 놓여있다. 러시아와는 러일전쟁이라는 앙금이 남아있고 현재 쿠릴열도의 분쟁으로 사이가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한결같이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해왔다. 극동에서 이런 모습의 외교를 보이는 일본에 대해, 나는 2차세계대전의 패전국이지만 6,25전쟁으로 경제력을 회복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살아서’, ‘미국과 훨씬 친해서 미국을 믿고’ 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이 더 견고한 이유가 있었고 이 동맹의 역사를 보며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많은 연구와 고민을 일본이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목을 보면서 왜 거울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궁금했는데 이 ‘미일동맹’이라는 거울을 잘 보고 ‘한미동맹’이 가야 할 길에 대한 교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제목이었음을 깨닫는다. 올해 초, 전작권 회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신년사가 있었다. 바로 어제 있었던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는 브런슨 사령관이 밝힌 검증 절차(FOC 등)에 따라 2029년 3월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국 의회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더 미일동맹이라는 거울을 잘 반영해야만 한다.

이 책은 미일동맹의 성격과 역사, 구성과 작동 원리를 기지 사용, 부대 운용, 사태 대처, 출구전략, 확장억지라는 다섯가지 챕터에 비추어 설명한다. 소극적인 ‘일본적 시점’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태평양지역에서의 유사 사태와 동떨어질 수 없음을 강조하며 모두와 공존할 수 있는 대안적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 3자적 시점’을 제안한다. 미국의 패권시대가 저무는 현재, 우리가 되찾아와야 할 전작권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자주국방으로 향한 길에 매복해 있는 수많은 위협과 제거해야 할 지뢰들이 이 책에 담겼다.

“실제 최근 아시아·태평양에서는 허브 앤 스포크형 동맹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조약상 동맹국이 아닌 국가들 사이의 안보 협력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극동’에 포함되는(...)국가와 지역을 동지국으로 삼아 ‘다국간형 네트워크화’를 추진해나갈 필요성이 생겨나고 있다.(p.288)

”우리는 미일동맹에 대한 관점을 버전업해 ‘일본적 시점’과 안전보장의 현실과의 괴리를 메우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가야 한다. 이것을 해낼 수 있는지 여부가, 지정학적 경쟁의 시대에 우리 앞에 놓여있는 역사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p.289)

미일동맹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엿볼 수 있는 책으로 한미동맹 뿐 아니라 현재의 국제정치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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