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훔치는 남자들 - 피해자의 자리와 억울함이라는 무기에 관해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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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대치중이고, 정치적으로는 보수와 진보진영에서 시작된 영남과 호남의 동서분열 지역갈등은 오래된 한국사회의 병폐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십년간, 이 정치적 갈등은 세대와 젠더에 까지 파고 들었다. 이 책, 오마이뉴스 젠더 전문기자인 박정훈 저자가 쓴 <차별을 훔치는 남자들>은 청년남성들의 ‘피해자의 자리와 억울함’(부제)의 실체를 구조적으로 해부한 책이다. 사실 저자의 전작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에 이은 남성 페미니즘 3부작의 완결의 성격을 띈다.

미국-이란전쟁 중, 미국이 한국에 파병을 요구했다는 뉴스를 유투브에서 보다가 댓글 중에 ‘이대남 가즈하’가 눈에 띈다. 이스라엘 로비로 인해 트럼프가 결정하고 미 정부 대테러 최고책임자인 친트럼프계 조 켄트 국장도 이란전을 지지못한다며 사의하는 가운데, 왜 우리나라 이십대 청년들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의문이다. 남성들이 쓴 건지, 그들의 전략과 똑같이 미러링하는 여성단체가 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씁쓸함은 남는다.

이 책 1부에서는 10대 남자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접하는 안티 페미니즘으로 ‘이대남’이 되어가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이대남’이란, 글자 그대로는 이십대 남성을 뜻하나, 그 중에서도 위기의 청년이 극우화된 일부의 청년남성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이들은 스스로를 '피해자'나 '약자'로 ‘착시’(이 책에서 쓰인 단어)함으로 인해 자신의 기득권을 방어하고 유지한다. 박근혜 키즈였던 이준석 정치인이 보여준 행보를 따라가며 ‘이대남’을 파악 할 수 있다. 이어 ‘방어기제로서의 ’잠재적 가해자론‘이나 음모론, 그리고 주류 남성 문화라는 혐오는 남성들의 삶 역시 고립시키고 파편화되어 망가뜨린다는 것을 2부에서 보여준다. 3부에서는 혐오를 넘어선 공존만이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향임을 제시한다.

나는 1부와 2부를 읽으며 이들이 오늘날의 세계에 전쟁을 일으키는 트럼프를 뽑은 백인남성 중장년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읽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같이 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감해주는 다른 청년남성이 있는 한 미국처럼 되지 않을 것 같은 희망이 움트기도 했다. 한편, 주제는 젠더, 주로 청년남성이지만, ‘정치’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한 책이기도 하다. 젠더갈등이 정치적으로 이용될수록 그들만의 잘못된 커뮤니티가 더욱 활발한 것 같아 보이는 면이 없지 않았다. 민주주의에서 권리를 요구하는 활동은 당연하다지만 이렇게 파편화된 정치판에서 일부는 계속해서 갈등하고, 소수는 연대한다치더라도 그렇지 않은 나머지들은 정치적 무관심으로 치닫는 오늘날의 상황이 안타깝다. 그럴수록 우리는 서로를 이해해가려는 노력을 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누가 더 아픈지 경쟁하는 세상이 아니라 그 누구도 생존을 위협받거나 상처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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