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르 똑똑 빗방울 삼 형제 자음과모음 문해력 동시 1
장석주 지음, 최혜진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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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속에 있는 태풍, 천둥, 벼락, 번개를 알아본 장석주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시집에 등장하는 어린이 화자의 ‘난생처음’의 마음으로 바라본 세상을 보며 어린아이와 같이 반짝이는 눈을 가진 시인을 상상하게 된다. 어린아이의 귀여운 호기심과 시라는 예쁜 말, 그리고 시인 특유의 관찰력이 가득담긴 시집이다.

표지의 제목과도 같은 <또르르 똑똑 빗방울 삼 형제>을 소개한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빗방울 삼 형제

손잡고 사이좋게 내려오는
빗방울 삼 형제

키는 고만고만하지만
마음씨는 크대요

콧등이 예쁜
빗방울 삼 형제

슬이와 이 시를 읽어보며 왜 빗방울은 삼형제일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친구들 중에 사형제도 없고 오형제도 없어. 이형제는 너무 적고. 그래서 삼형제 아닐까?” 대답한다. 그래 네 말도 맞다. “학교 끝나고 나왔는데 비가 조금 내리고 있었어. 신발을 갈아신고 우산을 폈어. 그런데 비를 만져보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우산 밖으로 손바닥을 내밀었어. 보통 그러면 한 방울만 손바닥에 떨어지지 않잖아 니 말대로 세 방울 떨어졌을 때 손을 거두어 구경했어.” 나도 나만의 상상을 이야기해본다. 똑같이 아롱다롱한 빛을 머금은 물방울이라 친구 말고 형제라고 말한 게 아닐까? 작아보이는데 아뿔싸, 손바닥을 모았더니 하나로 합쳐졌다. 셋의 마음이 이렇게 잘 맞는 걸 보니 마음씨도 넓겠어. 잠깐 내 손바닥에 있었다고 친해진 것 같아. 친해지고 나니 물방울이 햇빛에 비치는 모습이 콧등처럼 보인다. 참 예쁘다. 아이들의 아기자기한 마음이 느껴진다.

슬이가 뱀띠이다 보니 뱀에 대한 시도 인상적이다. 심지어 뱀에 대한 시는 두 편이 나온다. 그 중 두 번째 시를 소개한다.

<뱀2>
뱀은 구불구불 기어다니는
나무가 아닐까요?

뱀은 번개가 놓친
무지개가 아닐까요?

뱀은 헌 옷을 버리고 새 옷만 찾는
멋쟁이가 아닐까요?

뱀은 우리가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가 아닐까요?

뱀은 누군가를 사랑하다가 미친
영혼이 아닐까요?

뱀이 구멍에 웅크리고 사는 건
그 때문이 아닐까요?


나무, 무지개, 멋쟁이, 수수께끼, 영혼에 은유한 마음이 재미있다. 나는 특히 6연에 깔깔거렸다. 슬이는 자기도 한 번 지어보겠다고 하더니 “뱀은 한번 묶이면 풀 수 없는 밧줄이 아닐까요?”라고 지어본다. 흑사띠 답다..항상 착착 감기는 너의 모습과 비슷하다 ㅋㅋ

이 동시집을 읽으며 듣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육아가 끝났다고 이제 더 이상 잘 들으려 하지 않고 먹었니, 치웠니, 씻었니 등 대화가 아닌 나의 언어를 반성해본다. 이 동시집은 닫혀가던 나의 귀를 다시한번 열어주었다.

한글을 배우는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한글 쓰는 것을 배우는 중인 초등저학년 아이들 필사용으로도 더 없이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아이와 대화를 하고 싶은 부모님께 특히 더 추천한다.  
#또르르똑똑빗방울삼형제#장석주#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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