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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동아리 ㅣ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평점 :
왜왜왜동아리
동해시 시장님의 딸 이록희는 5학년이다. 록희에게는 박박머리 박수찬이라는 단짝이 있다. 학생 수 세 명 이상이면 자율 동아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룩희는 ‘왜왜왜 동아리’ 회원을 모집한다. 이때 조진모와 한기주가 들어오고 동아리에서 딱히 무엇을 할지 정하지 않은 이 친구들은 기주가 잃어버린 개의 행방을 찾는 일로 첫 활동을 시작한다.
기주의 개, 다정이를 찾는 여정과 금요일마다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진모누나, 진경이를 인터뷰하며 왜왜왜 동아리 친구들은 이 일의 공통된 문제점을 발견한다. 이 것을 전교 아이들에게 알리고 궁금해 하길 원하는 왜왜왜 아이들은, 매주 궁금증 가득한 포스터를 그려 붙이고 서명을 받고 관련 사람들을 만나서 행동하기 시작한다. 나는 처음에는 시장님 딸인 룩희 한 명으로 시작되어 단짝 수찬이를 만나 둘이 되고, 동아리 회원으로 만난 기주, 진모까지 넷에 이어 진모의 누나와 미지금 회원학생들, 룩희가 다니는 전교 어린이들과 주변 어른들로 이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현실에서는 이렇게 수월하게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어른이지만 룩희와 아이들이 함께 맞잡기 시작한 손이 길어지는 연대의 모습을 보며 회의적인 마음이 희망으로 변화하는 내 마음이 느껴졌다. 앞으로 룩희의 아빠인 시장님이 재선을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지만, 이 아이들이 사랑하는 동해시가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진형민 작가님의 <소리질러, 운동장>과 연결되어 읽혔다. 작가님이 전작에서 희주와 동해를 통해 ‘운동장’이라는 권리를 야무지게 되찾아오게 했다면, 이번 책은 훨씬 더 큰 ‘동해시’ 스케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어른들보다 살 날이 많은 아이들 입장에서 당장 행동해야 할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지금 보다 더 나쁜 시간이 닥쳐온다 해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p.178)라는 작가님의 말처럼 나 역시 그런 어른으로 슬이와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