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이코노미 - 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시그널에 관하여
유리 그니지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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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이코노미> :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시그널에 관하여
유리 그니지 지음
개인에서 조직까지, 성과를 만드는 인센티브 설계법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인센티브는 자본주의의 꽃 아닌가? 생각했다. 영업이 회사의 꽃인 것처럼, 영업이 계약을 수주해왔을 때 받는 인센티브, 그게 자본주의의 플러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이 책을 덮을 때 쯤, 인센티브가 자본주의의 대미는 맞는데 내가 생각한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인센티브라는 용어를 재정의하게 되었다.

이 책 초반부쯤에는 <허삼관 매혈기>를 떠올렸다. 공산주의와 헌혈에 대한 사례를 읽을 때쯤이었다. 사회구조의 진화는 이론상으로 자본주의 다음 단계는 공산주의로 배웠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이유를 인센티브를 통해 알게 되었다. “공산주의의 핵심은 경제다. 부를 창출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부를 창출하더라도 창출된 모든 부를 정부가 소유하고 분배한다. 이러한 경제구조 아래에서 노동량과 생산량을 늘리려고 설계한 인센티브는 개인이나 그 가족이 아니라 공동체를 이롭게 한다.(p.20) 허삼관은 자식들을 위해 피를 팔았지, 나라를 위해 팔진 않았다. 또 이 책에는 제인과 조의 헌혈 경제학 사례(p.65)가 나오는데 제인은 변호사라 여유가 있어 짬을 내어 정기적으로 헌혈할 수 있으나, 조수인 조는 여유가 없어 퇴근 후 우버 드라이버를 하느라 헌혈을 하지 못한다. 사실 혈액은행은 ”혈액 한 단위당 약 50달러를 지불하고, 그 비용을 환자들에게 청구한다.“(p.66) 하지만 헌혈해준 사람에게 50달러를 바로 지급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인같은 사람들은 50달러라는 금전적 인센티브보다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할 때 자신의 훌륭한 행동을 언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조는 허삼관과 마찬가지로 50달러를 댓가로 받는 헌혈이 더 유리하다. 이런 ‘자신에 관해 느끼는 방식(자기 신호)’와 ‘다른사람에게 인식되는 방식(사회적 신호)’에 따라 인센티브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내용을 다룬다.

이 책의 3부인 ‘인센티브는 어떻게 이야기를 만드는가’부터 더 흥미진진해진다. 2만달러짜리 차를 한 대 팔 때 450불 깎아주는 것보다 차라리 주유권 450불 짜리를 주는게 더 효과가 큰 에피소드부터 ‘후회 복권’이야기도 그렇다(궁금하면 직접 읽어보시라!) 이후 5부의 ‘인센티브는 어떻게 행동을 변화시키는가’의 운동, 흡연과 같은 이야기도 상당히 재미있다. 나 역시 이런 사람이었구나를 아는 것은 덤!

결국은 이 책의 7부인 ‘협상할 때 어떤 신호를 보내야 하는가’가 이 <인센티브 이코노미>를 읽은 사람이 얻어갈 인센티브 내용이다. 1200달러짜리와 2000달러 중 어떤 자전거를 살지 선택하는 포인트나 영업활동으로 받은 친절이라도 호의에 보답해야 하는 의무감으로 파생하는 호혜성의 효과가 그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며 즐거웠던 만큼 당신도 이 책을 읽으며 즐거웠기를 바란다“(p.438)라고 결론에서 쓰고 있다. 나 역시 즐거웠다. ”나는 이런 사고를 하며 다른 사람과 나 자신에 관해 많이 배웠다.“(p.439)라고 맺고 있는데 나 역시 그렇다. 물론 이 책은 인센티브를 책정하는 직책에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어떤 마케팅에 속고 있는지 어떤 전략에 무너지고 마는지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책이었다.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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