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가족에게 휘둘린다
비에나 패러온 지음, 문희경 옮김 / 김영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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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가족에게 휘둘린다> 비에나 패러온
내 안의 뿌리내린 상처를 찾아내고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심리 테라피
어릴적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어떻게 행동으로 나타나는가?
짊어진 무게와 소모적인 삶의 패턴에 지친 당신을 위한 책
<말 그릇> <말의 시나리오> 저자 김윤나 강력 추천

*“무엇보다도 내담자의 신원과 세부 정보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 했”고 “일부는 여러 내담자의 사연을 섞어서 한 인물의 이야기처럼 재구성했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사실입니다.”(p.11)라고 ‘저자의 말’에서 밝히는 이 책은 어린 시절 받은 미처 빼내지 못한 가시같은 상처를 빼내고 치료하는 책이다. 이 책을 덮을 때 쯤 앨리는 내 친구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고집을 부릴 땐 나도 같이 방어기제가 발동하기도 하고 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저자가 가끔 앨리가 보지 못하는 면을 짚어줄 때면 나도 속상했다. 그러다가 그 쓴소리를 삼키는 내담자들을 안쓰러워하며 ‘당장은 아니어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연민을 가졌다. 다 읽고 보니 결국 그 응원은 내 자신을 향해 있음을 발견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나의 뿌리’를 알아가는 단계다. 오래된 상처의 시작과 상처에 대응한 나의 과거의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2부는 ‘상처의 근원’을 다룬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가치감이 자존감과도 연결되어 읽혔다. 근원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 이름 붙이기, 목격하기, 애도하기, 방향 전환하기-를 연습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3부가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다. ‘관계 행동 바꾸기’ 부분을 읽으며 밑줄을 많이 그었다. 갈등이 건드리는 상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때를 관찰하는게 관건이다.
“문제는 예민한 반응에 있다.(...) 갈등이 시작될 때는 대개 상처가 건드려지기 때문이다.(...) 상처를 먼저 살피고 그 너머의 정서적 욕구를 알아차리면, 즉흥적으로 반응할 때보다 상대에게 진정으로 보이고 들리고 이해받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p.259)
이 부분에서는 엄마와의 갈등을 겪는 앨리가 나온다. 엄마는 방어기제로 앨리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앨리는 다정하게도 시도하고 언성을 높여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런 앨리에게 상대와의 “관계를 끊는 방법이 합리적인 선택일 때도 있지만, 대개는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p.267)라고 저자는 말한다. 상대가 나를 이해해줄거라는 희망을 버리고 “그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p.267)라고 조언한다. 나 역시 비슷한 경우에 놓일 때가 많다. 저자는 “당신이 마지막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언제였는가? 방어적으로 반응할 때 어떤 상처가 건드려졌는가? 그리고 방어적인 태도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가?”(p.268) 나의 방어기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면서 동시에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을 때는 언제였는가? 그때 당신의 내면에서 어떤 상처가 건드려졌는가? 당신은 상대의 방어적인 태도에 어떻게 반응했는가? 당신이 전달하려 했지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는가?(p.269)라는 내가 미처 보려하지 않았던 상대적인 질문도 던진다.

*갈등외에도 안전상처, 다공성경계와 경직성 경계에 대한 개념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니 내가 생각하는 방식속에서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4부에서는 ‘나를 되찾기’를 통해 이 책을 덮은 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외국인저자이기에 다른 문화적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내심 놀란 면이 있다. 순종적인 아시아인보다 감정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이런 심리적인 문제의 근원이 비슷하다는 것도 그렇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자기를 사랑하려면 매우 건강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자기를 사랑하려면 친절함과 책임감, 호의와 주인의식, 연민과 책임감이 모두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p.366)

*이 책은 가족뿐 아니라 가까운 이들에게 더 상처를 받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주변에 탓을 돌리기 전에 나를 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게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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