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과학사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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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를 다룬 책 표지 색이 이렇게 핫핑크라는 점도 매우 accidental한 책, <뜻밖의 과학사>를 소개한다. (그래서 나도 뜻밖의 장소에서 책을 덜컥 꺼내 사진찍어봄 ㅋ)'과학이 잘못됐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했다!'라는 표지문구가 정말 이 책 한권을 잘 녹여낸 한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다'라는 제목의 머리말에는 "생명을 구하는 소중한 발명품과 우주에서 발견한 심오한 사실들 일부는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잘못된 덕분에 겨우 우리 손이 들어왔다."(p.11)고 써있다. '잘못된 시점의 그릇된 장소'에서 발생하는 우연은 서투름, 불운과 실패, 놀라움, 유레카라는 발견을 낳고 이것들은 뜻밖에도 이 책의 소재가 되었다.

*인상적인 부분
나는 이 책 57페이지에 나오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뜻밖이었다!!!! 80대의 소화성궤양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싹 나은 것을 목격한 마셜은 이것을 검증하려 애쓴다. 그는 직접 소화성궤양 위액을 체취해 벌컥.. (아마도 몇번 우웩하지 않았을까?) 마셨다고 한다. 치료를 강하게 주장한 사람은 그의 아내로 궤양 환자의 입냄새를 견디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원자를 발견하지 못한 인류는 원소들 중에 50% 정도만 (양동이로 끓이고 젓고 해서) 순수하게 분리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순수 원소들을 1856년, 그 유명한 멘델레예프가 13년동안 주기율표를 작성하였다. 이후 70년이 지나서야 라이너스 폴링이 화학 결합의 본질을 발견했는데 이 사건이 “생물학에서의 진화론의 발견과도 같다”(p.84)는 저자의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너스 폴링이 유명해지지 않은 것을 저자는 안타까워한다.

보라색 염료의 발견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호프만의 실험실 조수였던 열여덟살 퍼킨은, 부활절연휴에도 집에서 실험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저자가 "호프만을 숨죽여 저주하며”라는 표현을 써놓았다 ㅋ) 찐득한 검은색 액체의 결과값을 얻고는 실패로 알고 플라스크를 물에 씻었는데 이것이 바로 보라색염료의 발견이었으며 그는 떼돈방석에 앉게 된다.(물론 호프만 몰래)

이 뿐만 아니라 캣츠아이에 관한 부분이나 부록마저도 엄청 재미있다. 부록1의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는 무조건 외워야 하는 학생들에게 이야기거리를 제시해준 것 같아 학부모로서 고마웠다.

*과학은 호기심있는 사람들의 학문이라고 이야기하던데 이 책은 우연이 만들어내고 저자가 발견한 유머있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호기심을 이끌어내는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없던, 아니 안생기던 과학적 호기심을 만들어주는 책이다.(너무 재밌다)

*난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의 저자를 새로 발견했다는 점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팀 제임스- '어려운 과학에 재미를 불어넣는 과학 전도사로 이미 유명하시다고 하는, 영국의 과학 작가이다. 우리나라에 비슷한 분을 찾자면 곽재식박사님이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모든 것의 ...> 시리즈 저자 빌 브라이슨도 느껴졌다. 그래서 아인슈타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 분의 또 다른 책 제목 <원소이야기>, <양자역학이야기>을 메모해놓았다. 꼭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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