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문고 10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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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몇가지 의문이 계속해서 꼬리를 물었다. 파란 나라가 아무리 완벽한 곳이라 하더라도 어른들이 만든 곳인데 아이들은 행복할까? 아이인 시절을 겪어야만 어른이 될 수 있는데 왜 어른들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할까? 학부모인 나 역시, 다른 어른과 다를 바 없기에 적당한 질문은 아니었음을 안다. 하지만 파랑이가 파란 나라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어른인 나도 그런 질문이 들게 한 책,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를 소개한다.

‘언제나 변함없이’의 순 우리말, 온새미로라는 ‘파란 나라’가 있다. 여덟 살 때 파란 나라로 이사왔으며 현재 열 네살인 한파랑이 주인공이다. 파란 나라에는 어린이를 위한 나라인 만큼 놀이터, 체험학습 등 놀 곳이 많지만 파랑이는 주인공답게 “사람들이 가지 않는 먼 숲을 좋아”한다. 어느 날 친한 친구 우령이가 갑자기 전학을 가버린다. 동생이 생겼기 때문에 친구 우령이가 삭제되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파랑. 꿈이 탐정이었던 그는 항상 몸에 멍이 있는 우주와 미로쌤과 함께 파란 나라의 비밀을 조사해나간다.

“처음 파란 나라를 만든 취지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왜 이곳을 만들었죠?” 아빠는 대답하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이 다시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걸 지켜보기 위해서 이 마을을 만들었어요. 우리 마을에 부모 없는 아이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 원칙은, 계속 지켜 나가야 합니다.”(p.34)

“다들 진지한 척하는 게 웃겨서 말입니다. 사실 우리 부모 ‘놀이’를 하고 있잖습니까.”(...) 우주 아빠는 전혀 기죽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평소의 조용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러분 다 즐기고 있잖아요.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고 잔소리도 해 가면서 부모 놀이를 하고 있잖아요. 아닌가?”(p.61)

이 책의 작가인 김지숙님은 독자에게 ‘파란 나라’ 노래와 함께 읽어달라고 한다.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파란 나라를 보았니 맑은 강물이 흐르는파란 나라를 보았니 울타리가 없는 나라”

여기까지는 진실을 알기 전 유토피아의 파란 나라라면 진실에 다가간 파랑이가 만들어갈 나라에 대한 힌트는 노래 마지막 부분에 있는 듯하다.

“우리가 한번 해봐요, 온세상 모두 손잡고새파란 마음 한마음, 새파란 나라 지어요
우리 손으로 지어요, 어린이 손에 주세요손!!!”

‘새파란 마음 한마음’이란 부분 노래를 따라부르자니 파란 나라를 강요하는 ‘한파랑’이라는 주인공 이름 대신 부모와 아이가 ‘한마음’이 되어야 하는 세상을 만들었어야 하는게 아닐까? 아무리 사랑해서 그랬다지만 사랑이라는 단어가 모든 죄를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p.s 책 읽은 시간보다 암호푸는 시간이 더 길었다!!! 나 역시 암호로 일기 쓰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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