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술 선생님의 글쓰기 비밀노트 - 문해력을 키워주는 실전 글쓰기
최선희 외 지음 / 창조와지식(북모아)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고학년 학부모로서, 아이가 책과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부모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울때가 많다. 이런 아이가 대학에 가기 위해 8년후 논술시험을 보고 있다는 상상만 해도 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나 역시 나이 먹고 책모임에 나가게 되었는데 이 인문학의 끝은 ‘쓰기’로 향해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쓰기’ 연습의 일환으로 이 인스타그램 문을 연 것도 사실이다. 무엇인가를 ‘논술’하는 일은 이 나이를 먹어서도, 연습을 꽤 했다고 생각하는데도 어렵다, 아니 더 어려워진다. 같은 ‘책’인데 어쩜 이렇게 장르마다 저자마다 다른지 원. 나도 이런데 이제 막 연필쥐기를 배운 초등학생들은 더 어려울 것이다.

*아이들에게 논술수업을 받게 하는 이유는 책을 읽지 않는 학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아 생기는 죄책감 상실을 위한 비용이라고 어디서 주워들었다. 슬이 역시 논술수업을 받는다. 나는 왜 슬이에게 책을 읽고 쓰는 ‘논술’을 시켰을까? 생각해본다. 친한 친구가 한다길래 그때 같이 진입했다.(그 친구는 지금 그만 둠) 그 외에도 내가 읽어주지 않는 미안한 마음을 투영시켜서. 엄마인 내가 잔소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집에서 가까워서같은 개별적이유 외에 더 솔직하게는, 내신 5등급시대를 맞아 대학고사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를 테고 미국의 SAT 에세이같은 논술고사 외에는 다른 대안이 딱히 없기 때문일 것이다. 주어진 어려운 지문의 핵심을 파악하는 요약과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일, 이게 한국 교육에서의 ‘논술’이라는 단어의 정의 아닐까? 이런 것을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해서, 내가 가르칠 능력이 안되어 보내나보다.

*이 책은 전국의 독서논술 선생님 열 분이 모여 ‘특별한 글쓰기 지도 방법을 제안’한 책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책으로 관심을 유도하고, 그 아이들의 생각그릇을 넓혀온 프로페셔널한 열 분의 ‘비밀노트’이다. 어떤 분은 그림책으로, 어떤 분은 공감으로, 어휘력을 중심으로, 패턴으로 글쓰는 방법으로, 이미지로, 역사전래동화를 가지고 등등 열 분 선생님의 특화된 노하우가 담겼다. 나는 사실 차례를 보며 열 분의 내용 중 겹치는 게 많지 않을까, 싶었으나 편집자님이 이미 그런 걱정까지 파악한 것 같다. 뭐하나 겹치지 않는, 열 분의 알짜배기가 쓰여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꼭 필요했던 챕터도 있었다. <공부머리>의 저자 최승필씨는 고등학교 때 한 2년을 학교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아팠고, 그 때 <코스모스>를 여러 번 읽었다고 한다. 그 경험으로 대치동에서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고 쓰여있었다. 나는 성인이 되어 ‘코스모스’를 읽었지만 책버킷리스트 지우는 데 의미를 두고 훑었기에 제대로 읽었느냐는, 질문에는 엄청 찔릴 것 같다. 그런 책을 고등학교의 아이들이 읽어낸다는 부분이 나에게는 갸우뚱하다. 물론 읽어내는 아이가 있겠지만 몇 명이나 될까? 그래서 학부모들이 열광했던 <공부머리>를 읽으면서도 나는 저자에게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슬이 역시 날 닮아 그래도 재미있는 책은 좀 읽는데 비문학을 당최 읽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슬이같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챕터, ‘읽고 쓰는 힘’과 ‘수능까지 이어지는 초등 비문학 독해단계&구조화글쓰기’가 있었다. 하나는 아는 줄 알았는데 방법은 잘 모르고 있었던, 글의 주제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었고 다른 하나는 독해에도 단계가 있다며 일단 훑고, 의미덩어리로 읽어내고 키워드를 찾아 구조화글쓰기 하는 단계로 이루어진 챕터였다. 슬이보다 나에게 더 도움이 되었던 부분임을 고백한다.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을 법한데 교과서로 국어 배울 때와 실제로 독서할 때의 적용능력은 (슬이만 그런가) 상당히 별개의 영역으로 보인다.(슬이는 국어과목을 제일 싫어한다. 읽고 쓰고 발표해야 되는 과목이라며!!! 그래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런 적용에 관한 부분이 우리나라에서 논술을 따로 시켜야 하는 빼박이유지 싶다.

*논술을 보낼 시간이 없는 아이들이나 프로페셔널한 논술선생님들의 스킬을 몰래 배우고 싶은 학부모님들이 보면 좋겠다. 선생님들의 인스타와 블로그도 주소도 써있어 관심있는 분들의 SNS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학령 연령에 맞는 다양한 책 추천은 꿀이다. 나는 사실 요런 책은 책 리스트 때문에 찾아보는 편이다. 가끔은 새로 나온 책들도 좋지만 아무래도 선생님들의 눈에 검증받은 보물같은 책의 가치는 따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낌없이 퍼주신 열 분의 선생님에게도 감사드리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