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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듣는 맛
안일구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6월
평점 :
<클래식 듣는 맛>
*이 책을 쓴 안일구 저자는 플루트 연주자로 꾸준히 활동하며 유튜브 채널 ‘일구쌤 19teacher’과 매일 아침 8시에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하루하나클래식’을 운영하고 있다. 클래식에 관한 다른 책도 많지만 나는 저자의 고백같은 ‘프롤로그_클래식을 좋아합니다’에 이끌렸다. “어떻게 악기를 다루는지는 배웠지만 어떻게 클래식과 친해지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클래식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아주 느리고 긴 여정이었고, 음악을 전공한 이후에도 ”클래식을 좋아합니다“라고 하기까지 족히 5년은 걸린 것 같습니다.(pp.5~6)”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던 나 역시, 피아노는 5-6년 친 것 같은데 클래식과 사랑에 빠지기는 적은 시간이었다. 클래식 애호가였던 큰언니가 있었기에 여러 음반을 구경하고 이름에 익숙해지고, 많이 들어본 음악이 어디선가 들리고 하며 익숙해지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나는 클래식과 사랑에 빠지진 않고 몇 곡의 노예만 되어 있었음을 고백한다. 이 프롤로그를 읽으며 이 책에 담긴 저자의 경험이 나에게 어떤 맛을 선사할 것인가 궁금해하며 <클래식 듣는 맛>을 집어들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부 ‘클래식 음악의 3가지 축’은 작곡가, 연주자, 애호가(듣는 이)에 대한 기본설명이다. 2부 ‘클래식 듣는 맛’은 책제목과 같은 챕터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대한 저자만의 해석이란 점에서 나는 이 책을 다른 입문서보다 더 높은 별점을 주고 싶다. 들리지 않지만 직관적인 클래식에 대한 이 글은, 저자가 많은 시간을 들여 경험한 것들을 내가 너무 쉽게 호로록 얻어가는게 아닌가,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저자가 듣는 방식의 이야기는(2부) 7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1장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예로 들어보면,
“예술 작품은 답을 주는 대신 질문하게 하며 상반된 답들 사이에서 긴장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라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문장으로 시작된다. 예술은 질문하게 한다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다섯 가지의 대비 -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꿈, 과학으로 증명된 것과 증명되지 않은 것, 말하는 사람과 생각하는 사람, 시간이 한정된 곳과 시간이 무한한 장소-를 제시한다. 그리고나서 저자는 다음의 인용문과 함께 예술이란, 전자의 세계에서 꾸준히 후자의 세계를 다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지휘자나 연주자를 한번 떠올려보세요. 그들은 마치 A(전자)의 세계가 없는 것처럼 작곡가가 만든 B(후자)의 세계에 무섭게 몰입합니다. 연주가 끝나기 전까지 그곳에 머무르고 싶어합니다. A의 세계로 돌아온 이후에도 언제나 다시 매력적인 B의 세계로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음악의 도움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P.51)
나는 이 문단을 읽으며 현기증이 났다. 당장 B의 세계로 빠져들 준비가 되었으므로.
3부 ‘클래식 제대로 즐기기’ 에서는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에 대해 설명한다.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11가지 팁 부분을 읽으며 나는 진짜 좋아진 세상에서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콘서트에서의 에티켓은 덤.
4부에서는 ‘입문자를 위한 클래식 명작 106’으로 이 책의 2/3정도를 할애했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90%의 클래식 최애가 담겨있다고 장담한다. 평소 좋아하는 곡이라던가, 광고음악이라던가, 전시회를 가서든, 카페에 가서들은 곡이라던가, 영화를 보다가 나온 클래식이든,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클래식이 여기 다 들어있다!!! 독자들이 천천히 클래식을 즐기고 음미할 수 있도록 100여 곡의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했다. 음악을 굳이 찾아보지 않고, QR 코드를 이용해 바로 접할 수 있어 더 꿀이다.(최근에 ‘감각의 논리’ 읽다가 베이컨 작품을 따로 찾아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 책이랑 넘 비교된다)
나는 궁금하다. 내가 이 100곡을 다 맛본 후에 나의 최애는 어떤 곡이 될지.
“음악은 누군가의 마음입니다. 음악가의 마음과 내 마음이 맞닿는 기적을 여러분도 경험하길 바라며 이 책을 써 내려갔습니다.”(p.6)
나 역시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 마음이 음악가의 마음에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QR을 찍는 책, <클래식 듣는 맛> 추천합니다.
p.s 표지의 플롯 부는 소년을 보며 저자님의 전공, 플롯을 떠올려본다. 클래식을 사랑하는 소년이고자 하는 저자의 모습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