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 탈출 프로젝트 개나리문고 16
김희정 지음, 시은경 그림 / 봄마중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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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가 여친을 사귀는 걸까? 나도 궁금하다. 이 책에 나오는 윤석민처럼 재미있는 아이는 여친을 금방 사귄다. 지혁이는 잘난척쟁이라고 싫어하지만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석민이는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리고 수줍음 많은 재우도 가은이라는 여친이 생겼다. 많은 사람들앞에서 하는 자기소개같은 건 부끄러워하지만 1대1에는 강했나보다. 심지어 여자애에게 먼저 고백해서 얻은 커플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일로 재우의 단짝 지혁이는 충격받는다.

“나는 정말 석민이 말처럼 아직 어린가 봐. 관심 있는 애가 없어. 그리고 고백하기보다는 고백을 받고 싶고.”(...) 그러고 보니 무슨 유행처럼 아이들은 고백을 하고 고백을 받았다. 내가 여자친구에게 관심 없을 뿐이었다. 하지만 석민이마저 고백을 받았다는 말을 들으니 뭔가 기분이 별로였다.(p.50)

유행처럼 사귀지 않아도 되는데 자신이 얄미워하는 석민이도 모솔이라고 놀려대고, 찐친인 재우까지 커플이니 더 쫄리는 걸테다. 둘의 행각을 지켜보고 있는 지혁이는 ‘아! 이제 알겠어. 내 편이 생기는 거야.’라고 커플의 장점을 하나 하나 발견해나간다. 그러다가 반장선거 공약으로 모솔탈출 프로젝트를 내걸고 출마한다. 하지만 소외되는 친구가 없는 반을 만들겠다는 하영이의 공약을 반 친구들이 선택하고(이부분에서 반 아이들이 제대로 된 투표를 하는 민주시민으로 보임은 덤) 그런 하영이에게 하트를 뿅뿅 보내면서 이 책은 끝난다.
하영이의 공약이 정말 괜찮았다. “여러분의 친구가 되기 위해 일주일동안 돌아가며 모든 아이들에게 말을 걸고 말을 듣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반 모두와 친구가 되겠습니다. 저는 한 명이나 몇 명의 단짝 친구 만드는 걸 포기하고 우리 반 모두와 친구가 될 계획입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소외되는 친구도 없겠지요.”(p.73)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하영이는 1학기 임원동안 한명의 여친을 할 생각이 없다. 그러니 지혁이의 하트 뿅뿅은 어쩌면 무의미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헐.. 생각하던 중, 하지만 2학기에는 지혁이를 밀어주겠다고 했다. 지혁이의 공약은 모태솔로 탈출! 아마도 지혁이의 모태솔로의 탈출은 2학기 때 이뤄질 것 같다. 해피엔딩이다 ㅋ

덧붙여서..올해 5학년인 아이 반에서는 올해 유난히 커플들이 많이 탄생했다. 알고보니 가위바위보에 진 아이들이 장난 고백하는 식으로 사귄다고 한다. 그러면 고백받는 애가 충격받지 않냐고 묻는 나에게 아이는 “싫으면 싫다하면 되잖아. 싫지 않으면 사귀는 건데 그게 왜?”라고 대답하며 알파세대임을 뽐냈다. 생각해보니 선을 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 할 말을 잃었다. 이후 나는 책 속의 지혁이처럼 사귄다는 아이의 친구들이 슬슬 부럽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교 다녀오는 딸래미에게 "잘 다녀왔냐"는 말 대신, “또 누가 사귄다든?”묻곤 했다. 그리고는 퇴근하는 김아빠를 붙잡고 “딸래미 이쁘다메, 왜 재는 누가 고백하는 애가 없을까? 우리 닮았나봐”라고 이야기했다. 김아빠는 “나 안닮았어. 난 고백 100번은 들었는데?”라는 언빌리버블한 TMI를 들었다. 헐. 나를 닮은 거였던 것인가, 이대로 질 순 없다. “재 외모는 여보랑 똑닮인데 왜 고백을 못듣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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