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이름의 숲
아밀 지음 / 허블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서울이 폐허가 되고 가상현실이 중심인 근미래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런 때에도 아이돌은 여전히 존재하고 사랑받는다. 2023년 현재나 이채가 인기인 근미래나 아이돌 연습생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1) 말라야한다 2) 예뻐야한다 3) 노래를 잘 해야 한다 4) 춤을 잘 추어야 한다
저 조건이 완벽하여 데뷰하더라도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다 소용없다. 하지만 팬심이 두터운 아이돌들의 인생은 180도 화려하게 바뀐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하층민계급으로 변해버린 이 책 속, 아이돌 이채도 그랬다. 서울에서 어렵게 살았지만 데뷰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아이돌은 대체식이 아닌 진짜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그 비싼 물을 실컷 쓸 수 있었다. 2023년 현재 아이돌처럼 다음의 미션 - 아이돌은, 팬들이 정해놓은 이상의 틀에 완벽하게 박제되어야 한다- 1) 몸매나 얼굴은 절대 변함없을 것. 2) 과거를 포함한 인성은 도덕 교과서급일 것. 3) 이성관계 금지. 팬들의 사랑만 받으면 아이돌 인생은 화려한 천국같지만 그 길에 이르기 위해서는 아주 좁은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온, 진하, 정숲 등등의 팬앞에서는 방긋 웃고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잔뜩 먹은 것을 토해내는 이채를 보면 그곳이 천국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 미래에도 아이돌 유지를 힘들게 써놓은 작가님이 살짝 얄밉..)

* 가상현실속 아이돌의 삶을 이채가 보여준다. 그리고 가상현실로 아이돌을 보지는 못하지만 태블릿으로 뮤직비디오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이채의 팬이 된 정숲이라는 가저증(가상현실 저항증) 소녀가 있다. 이 둘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걸어놓으면 예쁜 액자 속 그림처럼 아이돌의 외모에 집착하지말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라는 진심을 더 받아주기를 바라는 작가 에밀의 말이 들린다!

* 이 팬픽은 track 4장 - Track1. 사계절의 그대, 2. 만나자, 지금, 3. 너라는 이름의 빛, 4. 너라는 이름의 숲 -으로 구성되어 있다. track 1, 2, 3은 아이돌 이채의 노래 제목이다. 참 반짝반짝 영원할 것 같고 아름다운 단어들이다... 오래된 신들의 이야기 <그리스 로마신화>도 읽다보면 그 어떤 인간들보다도 질투, 시기, 바람 등 장난아닌데 우리 k-아이돌들은 어쩌다 이렇게 비주얼뿐 아니라 멘탈도 도덕적으로 완벽함을 추구해야 살아남게 된 것일까? 반문해보게 되는 그런 책이기도 했다. 난 사람많은데만 가도 기가 빨리던데 이들은 얼마나 피곤할까? (연예인 걱정은 하는게 아니라던데 하게되는) 이 부분에 대한 팬픽을 보는 느낌이 드는 그런 책, <너라는 이름의 숲>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