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랭면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이런 옛이야기의 퓨전이 반갑다. 그러니까 내가 읽어왔던 정형화된 전래동화 그림책의 변형 말이다. 전통 옛이야기 속 여자들은 주로 꼬시거나(구미호), 괴롭히거나(계모), 고통을 그저 참거나, 가만히 앉아 남주의 구원을 기다리거나... 그런데 최근 보았던 <연이와 버들도령>도 달랐다. (백희나 작가님 책) 연이도 버들도령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버들도령을 위해 문을 열고 그를 구한다. 이 <호랭면>의 주인공 김낭자와 이도령, 박도령 중김낭자가 항상 앞장 선다. 책을 발견한 것도 김낭자다. 얼음을 손에 꼭 쥐고 있는 것도 김낭자. (알고보면 구범폭포의 수염이 있어 할아버지로 보인 이 호랑이도 암호랑이 일지도?) 뭐 꼭 페미니즘 시각이여서가 아니라 항상 뻔했던 서사가 바뀌니 재미를 더 했다~ 이 말이다.
사실 마음 편하게 볼 수만은 없는 요즘 날씨다. 기후위기 때문에 더 덥기도 하지만, 옛날 옛적도 다르지 않았다. 중복에서 말복으로 갈 때가 가장 더웠다. 바로 오늘이 그 한중간이다. 게다가 오늘은 폭풍 카눈이 중국의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일본쪽으로 틀었기 때문에 더 덥다고 한다. 하지만 여름은 원래 무덥고도 더운 날들의 연속이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매일매일 들어야 할 기후위기라는 단어는 내려놓고 이 더운 여름, 햇볕은 쨍해도 물놀이 실컷 하면서! 시원한 냉면을 먹으며! 이런 여름에 보면 좋은 그림책도 열심히 읽고! 이 뜨거운 여름날을 즐기길 바란다.
p.s 그림책 속의 호랑이와 냉면 빛깔 때문인가, 시원한 비주얼을 놓칠세라, 파란 도라지 꽃을 곳곳에 배치한 작가님의 센스에 내 마음이 다 시원해진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