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토록 불편한 쇼핑 ㅣ 이토록 불편한 4
오승현 지음, 순미 그림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이토록 불편한 쇼핑
아이는 이 책을 읽고 "세상이 정말 이럴게 될것 같아 걱정이야"라고 짧게 말한다. 나는 이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머뭇거렸다. '그래, 큰일이야.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러냐'라고 대답해야 하나, '걱정하지마 과학이 다 해결해'라고 낙관적으로 대답해야 하나? 나는 "그러냐?"로 대충 떼웠다. 그리고 이 책을 나도 집어들었다.
보통 우리 아이는 하교 후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 옆 문방구의 뽑기를 구경한다. 돈 있는 날은 한 두 세 개를 뽑는다. 그리고 오늘 짝이 쓰던 샤프가 판매대에 있는지 구경한다. 필통에도, 집에도 이미 샤프가 있지만, 신상이니 하나 사도록 한다. 하교하고 20분만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집에 오면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던 플라스틱과 열어보고 흥미를 잃은 뽑기 통 두어 개, 그리고 플라스틱이지만 분리배출하기도 어려운 문구류만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친구들이 다 있다는데, 얼마하지도 않으니 이런 소비패턴에 대해 묵고해왔다. 지금이야 어리니 문방구나 다이소에서 쉽게 물건을 사고 쌓아두지만 나이 들수록 고가의 물건을 살텐데, 이렇게 쉽게 사는 습관을 갖게 되는 건 아닐지? 이제는 ‘슬슬 경제관념을 알려줄 때인데’ 걱정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나는 아이가 4장 5장을 몇 번 더 읽길 바란다. 1~3장까지는 나 역시 이런 이슈를 접하면 마음이 무거운데 아이도 그런 영향을 받을 것 같다. 나는 무거운 마음 때문에 이런 이슈에 대해 외면하는 시간 낭비를 했다. 아이가 나처럼 시간낭비를 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더 이상의 낭비할 시간이 없다. 우리나라는 이 이슈에 대해 대처가 너무 뒤쳐져 있다. 4장에서는 세상을 바꾸는 쇼핑에 대해, 5장에서는 나와 지구를 생각하는 쇼핑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질적인 풍요로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마음으로 더 가득차는 만족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만족에 이르는 길은 두 가지예요. 더 많은 것으로 채우거나 욕심을 비우거나, 우리는 욕심을 비우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해요.”(p.97)) 그리고 이 의견에 대해 엄마인 나도 함께 배워야 함을 다시 한번 배운다.
* 읽어야 할 대상 : 나 때는 없던 책이다. 나도 이런 책을 읽었다면 소비하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을 얻으려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6.25 전쟁을 겪고 허허벌판에서 이 서울이라는 도시를 이룩한 세대의 노고와 피땀어린 서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 어른세대의 소비는 이제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엄마 아빠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함께 배워야 할 책이다. 우리들의 소비습관을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 아이는 우리와 많이 다른 세상에서 생존해야 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