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아이와 바다할머니*이 책은 앞면지, 뒷면지가 바다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바닷속 조개, 불가사리, 소금. 이것들은 소설 속 인물들로 보인다. 조개는 기억을 잃은 상처를 가진 이수와 세아. 조개의 껍질을 끝내 열어내 살을 먹는 불가사리는 기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이수'라는 물의 아이의 이야기에 풍덩 젖어들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제목에 대해. 소금은 무엇을 의미할까? 상처에 소금을 뿌리면 아프지만 소금만큼 사람에게 필요한 것도 없다. 이 두가지의 의미에 더해 내가 이 책에서 본 소금에는 따뜻함이 들어있다. 비록 솔도라는 섬은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일지언정, 바다에 안겨 있으니까. 알콜중독으로 보이는 어머니와 그렇게 되고난 후 자신을 받아준 할머니는, 따지고 보면 이수에게 바다와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섬처럼 외로웠을테지만 그래도 지나온 고통을 잠재우는 따뜻한 바다. * 나는 이 소설이 "물에 밥을 말아 조개젓과 먹는" 할머니라는 표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한 문장에 할머니의 모든 서사가 담겨있다. '물에 밥을 말아'는 바다에서 나고 자란 할머니의 배경을, '조개젓과 먹는'에서는 두꺼운 껍질속에 숨어 아픈 모래들을 삼킨채 살아온 할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이수시점으로 소설이 전개되니 당연히 주인공은 이수겠지만 나는 할머니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싶다. 자신의 친아들을 그렇게 만들었지만 자신과 눈이 닮아 거둔 할머니의 이야기가 이수의 삶에 스며들어있다. 할머니는 그런 시대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지만 이수는 할머니의 사랑을 바탕으로, 할머니와 다르게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