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이라는 곳에서 산불에 대한 이런 연구도 하고 계셨다. 뭔가 국민의 입장에서는 안심이 되었다. 이분들이 이런 연구와 시스템 개발하고 현실화 할 때 이 쪽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시민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산불 관리의 과학적 근거산불의 연중화와 대형화는 기후변화의 산물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이 나무에 불이 붙기 쉽고 확산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p.9)서울식물원이 처음 생겼을 때 어린 슬이를 데리고 방문한 적이 있다. 훌륭한 곳이었지만 우리집에선 너무 멀어서 ㅜ 한 번 가고 다신 갈 엄두를 못냈더랬다. 벌써 5-6년 전이지 싶은데 그 곳에서 나의 뇌리에 박힌 몇 장면이 있다. 그 중에 하나는 호주에 관한 애니매이션이었다. 일부러 불을 낸다는 내용이었다. 따지고보면 화전민개념이었는데 현대에도 불을 질러 개간할 땅을 얻는다는 개념이 일단 문화충격이었다. 자주 불을 지르다보니 그 곳에 많다는 코알라들이 좋아하는 유칼립투스가 산불이 일어났던 곳에 매우 잘 자라는 식물이라는 내용이었다. 아... <사피엔스>에서 말했던 농사가 혁명일 수 밖에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농사라는 것이 자연에 인위적인 행동으로 사피엔스 종족의 이기적인 행위에 불과한거였다. 그러나 어쩌랴. 잘먹고 잘 사는 것이 사피엔스의 유일한 목적인데. 어쨌든 제국주의 관점에서 볼 때 남태평양이 가장 늦게 발견되어 호주는 그렇다치고 우리나라를 살펴보자면 최소한 일부러 불을 내는 나라는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의외로 담뱃불에 의한 화재비율이 낮다는 것. (낮다고 하면 안될 것 같다. 입산자에 의한... 화재가 1위임을 생각하면 어쨌든 담배를 피우려고 들고 다니시는 도구들이 화재의 원인이 되기 쉬우니 말이다) 우리나라가 전쟁이후 잘 자라기 쉬운 나무들로 잘 심어 녹화에 성공했지만, 아마존이 한번 불타면 뿌리들이 몇 천 년 된 것들이라 쉬이 꺼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나라들 나무들도 산불이 나면 쉽게 꺼지지 읺는다는 점. 그리고 산불진화헬기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 처음엔 우리나라가 작으니 이수치 일까 싶었는데 우리 국토의 60퍼센트가 산인 걸 생각하면 헬기가 더 많이 필요하겠다는 점, 침엽수에서 산불이 주로 난다는 점, 산불 예방용 나무 심기프로젝트가 있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등이다. 도시에 살고 있고, 등산이 취미가 아니라서 휴가때 주로 물가로 가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전혀 모르던 산과 산불의 세계로 건너갔다 온 기분이다. 내가 산을 등한시했다고 남의 집 이야기로 읽히진 않았다. 나 역시 이모부님 두 분이 소방관으로 일하고 계셔서 그 분들의 3교대 시스템의 피곤함과 불과의 위험한 싸움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기 때문일까? 불에 대한 인문학적 의미는 차치하더라도 기후위기로 잦아진 산불에 대해 시민들에게 다각도로 고찰할 기회를 주는 매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