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는 감성 장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런 갬성이 메마른 나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 책은 감성이 아니다. 나같은 도시인들에게 저자가 권하는 가득 찬 한 컵의 물이다. 나이 먹을 수록 왜 그리 꽃과 나무를 찍어대는지 그 이유를 이 책을 보며 깨달았다. 나는 나무의 어깨가 필요하다. 그 어두움 속에 고요함이 있고 나를 촉촉히 적셔줄 무언가가 이 숲에 존재한다. 감성충만한 그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무가 위험하다는 구청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린 그림은 위트가 있다. 뒷부분의 비자림로 나무들을 부둥켜 안은 모습의 그림들은 앞에 저자가 이야기한 나무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이 이 나무들을 지켜내야하는지 를 그림으로 설명한다. 왜 혼자 산책로를 걷게 되는지, 이 길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단지 건강만을 위해 걷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를. 오늘 당장 당신도 근처에 나무가 있는 곳을 걷기를, 이 책을 통해 함께 느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