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해님
노석미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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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Goodnight, moon>,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의 그림책이 떠올랐다. 이게 뭐야, 이야기도 없고 그냥 방 안의 모든 물건들에게 굿나잇 인사를 하는 이 그림책은? 잠을 청하기 위해 양을 세는 행위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으로 육아에 한창이던 미국. 그림책 산업은 발전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재우려는 부모들과 그림책 출판사의 합작품일테지. 이 그림책에 대해 이런 편견을 가지고 2023년 노석미 작가님의 <굿모닝 해님>을 펼쳐들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의 시대에 이 그림책은 무얼 담고 있을까 궁금해하며.

굿모닝, 겨울부터 가을까지 내 주변의 새싹과 나무의 꽃들이, 채소와 열매가 된다. 우리에게 달걀을 주는 닭, 우유를 주는 소(코를 핥고 있는 소의 혓바닥 디테일, 짱), 보리의 낟알들이 해님에게 굿모닝 인사하면서 눈코입이 생긴다. 사계절 내내 그 많은 초록이들과 동물들이 해님에게 인사를 했고 그래서 우리의 식탁은 풍성해졌다. 마지막 페이지의 해님은 모든 자연의 엄마로도 보인다(눈코입이 다 닮았다, 진짜다)

<굿모닝 해님>은 그 동안 마스크를 쓰고 서둘러 지나가느라 들여다보지못한 자연과 인사하는 책이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가족들과 나들이를 갈 것이다.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소풍도 갈것이다.  영문도 모른채 코로나를 겪어야했던 아이들, 특히 태어나자마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마주해야 했던, 작년에도 세 살이고 법이 바뀌어 올해도 세 살인 아이들에게, 이 책은 팬데믹으로 자유롭게 교감하지 못했던 자연들과의 새로운 인사이고,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과 대면의 시작을 알리는 선물이 될 것이다. 서로서로 유지해야했던 거리 따위는 집어치우고 자연에서 실컷 향기 맡고, 실컷 만져보고, 입안 가득 먹어볼 수 있는 자유를 누리기를.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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