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란 무엇인가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바버라 H. 로젠와인 지음, 석기용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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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191
바르톨로메오는 감정이 심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 아리스토텔레스를 따를 수 없었다. 대신 그는 "감정의 기원은 뇌에 있으며 그것이 심장에서 실행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이지도 갈레노스적이지도 않은 발상이었다.

● p. 219
전기 침이 찌를 때와 포식자에게 위협을 받을 때 고양이가 똑같은 쉿 소리를 내더라도 그 의미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실험실의 분노는 거리의 분노와 같지 않다.

 분노가 건강에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고 생각했던 서구에서는 분노를 다스리고, 분노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했다. 의학이 학문 분야로 자리매김하면서 철학과 신학에 합류하게 되고 몸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다양하게 해석하게 된다.분노에 대해  신체적인 것이냐, 정신적인 것이냐, 뇌가 먼저 인지하고 심장이 반응하는 것이냐, 심장이 먼저 반응하고 뇌가 반응에 따라 인지하는 것이냐...등등 많은 연구와 이론이 넘쳐났다. 이론은 실험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책에서는 분노는 사회 구성원의 해석이며,  사회성이 형성되지 않는 대상은 사회가 해석한 것을  내재화하여 분노를 다루게 된다고 말한다(p.201). 결국 사회 속에서 통용되는 분노를 나도 모르게 학습하고 학습된 지점이 발생할 경우  분노가 폭발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의 차이는 분노를 유발하는 지점과 분노를 인지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과 어떤 감정에서 그것을 '분노'라고 정의내리기는 어려운 것이다. 다양한 표정 맞추기 실험에서  분노로 분류한 표정을 실험자들이 서로 다르게 말함(p.206)으로 분노라는 감정이 하나의 지점으로 정의내리기 어럽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정우성 주연의 영화 <증인>이 떠올랐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자폐 소녀 지우에게 지우의 엄마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사진을 보여주며 감정을 학습시키고,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알려준다. 지금 생각하니 그 방법이 자폐 소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감정은 이분법적으로 분리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였다. 저자는 분노는 다양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되는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며, 그러니 감정 표현을 두고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은 옳지않으며, '경직성'이  오히려 우리가 지양해야 할 자세(p.215)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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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란 무엇인가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바버라 H. 로젠와인 지음, 석기용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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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119
비결(즉, 고결한 분노에 이르는 길)은 "올바른 때에, 올바른 대상을 언급해서, 올바른 사람들을 향해, 올바른 목적을 갖고서, 올바른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이다.

● p.125
분노는 오로지 특정한 한 사람을 겨낭한다. 이 점에서 분노는 증오와 다르다. 개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집합에 대해서는 '분노'가 아니라 '증오'만이 가능하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 p.138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분노란, 올바른 조건에서 느껴진다면 미덕이었고, 잘못된 환경에서 표현될 때는 악덕었다.

✍ 
분노하는 자들이 많아지는 것을 막기위해 분노를 유발할 한 명을 처단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라 할 만큼 분노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불편함을 드러냈던 시대와는  다르게 분노를 좀 더 세분화하여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분노는 조건과 상황에 따라 미덕과 악덕으로 구분지어 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도 분노를 느끼며 분노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하시는 것처럼 분노가 발생하여 '올바른 때에 , 올바른 대상에게, 올바른 목적과 방식'으로 표현되면 괜찮다고 말한다. 수긍하는 부분이다.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한심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분노를 느낀다는 것은 잘못된 것, 불평등, 차별에 대해 인지한다는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자신의 분노가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지도 모르고 아무에게나 퍼부어대는 것이 문제이다.

분노를 '고귀한 특전'으로 보고 모욕을 당하는 것도 보장된 지위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다.  모욕, 손상, 수치를 계급에 해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느끼는 것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하니 기가막힌다.

저자는 또 말한다.  나의 분노는 '정당한 분노'이며 '저들의' 분노는 정의로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우리가 지금 저지르고 있으며,   그것이 '불협화음'의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분노를 미덕과 악덕으로 구분하지 말고 다양한 분노에 대해 이해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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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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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정받은 멋진 단편들을 볼 수 있는 기회~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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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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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모름지기 우리의 내면에서 결빙된 바다를 쪼개버릴 도끼여야 한다.

문학을 읽는 목적을 우리에게 각인시킨 작가 프란츠 카프카. 읽는 다는 것이 나의 경직된 사고를 깨우쳐주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그에게 쓴다는 것의 목적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 비판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문장들은 읽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카프카의 대표적인 작품 [변신]을 '열린책들 창립35주년 기념 세계중단편 세트'로 다시 읽어보았다.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나에게 카프카의 [변신]은 SF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상상력인가? 하루 아침에 갑충이 된 남자라는 설정을 생각해내다니 그의 번뜩이는 기발함이 신선했다.

그레고리 잠자는 외판원이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족의 생계와 가족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열차 시간이 임박했는데도 어느 날 아침 일어나지 못한다. 더 이상 미루지 못할만큼 기차 시간이 임박했을 때 일어나려는 잠자는 자신의 몸에 변화가 왔음을 깨닫고, 그의 변화는 그의 가족 모두를 변화시킨다.

그가 하루아침에 갑충으로 변한 것은 그의 잘못이 크다. 그는 그 스스로를 혹사시키면서도 가족들로 부터 자신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일찍이 인지했지만 개선하려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가 하고 있는 일은 그 자신 스스로에게 아무런 즐거움을 선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의 많은 것을 차지하고 있는 어떤 일이 견뎌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는데도 우린 그 일을 해내야 하는걸까? 그레고리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고충을 전달하고, 어려움을 '함께' 풀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함께 강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참아낸다. 어쩌면 그건 그가 고통을 즐긴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갑충으로 변한 그레고리에 관련된 일을 자신을 통해서만 해결하길 바랬던 여동생의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 고난을 통해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은 삐뚤어진 욕구이다.

그의 단독 혹사는 가족들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기도 했다. 그들은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한 후 그가 더 이상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나서고, 각자의 역할을 해낸다. 어쩌면 그들의 노동능력은 그레고리에 의해서 박탈당한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스스로가 그레고리의 경제적 지원없이도 삶이 가능함을 깨닫는 순간 그레고리가 필요없어진다. 필요없어진 그의 존재는 짐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그들이 그레고리를 가족으로서 깊은 유대감과 사랑으로 바라보았다면 그렇게 쉽게 버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카프카가 문학에서 추구하고 싶어하는대로 [변신]은 나의 세계에 균열의 흔적을 남겼다. 가족은 누구 한 사람이 이끌어가는 집단이 아니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배분하고 함께 수행하며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바탕에는 항상 대화와 신뢰, 사랑이 깔려야 한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내가 가로채어 해나가며 스스로 소진되어가는 나를 느낀다. 나의 이기심에 아이들이 맞추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불필요한 일에 나를 소진하면서 나와 가족을 함께 힘들게 하고 있진 않는지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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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란 무엇인가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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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절대적으로 거부되는 분노에 대하여

● p.22
"분노를 버려라." 부처가 말한다. 분노란 나 자신을 주장하고픈 욕망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과 맺는 관계로부터 자라나는 번민이다. "분노를 버려라" 이것은 절대적 훈계다. 분노가 옳거나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란 없다.  분노는 타인에게 파괴적인 만큼 자신에게도 파괴적이기에 결코 옳을 수가 없다. 화난 사람은 고통스럽다.


✍ '분노'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으로 평가받는다. 분노가 종종 파괴를 몰고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참아내는 것을 미덕으로 배워왔다. 그런데 분노는 참는다고 조절되는 것이 아니었다. 분노를 참아내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었다. 

불교에서 '고결한 동기에서라면 살인이 허용되며, 연민에 의한 살상이라면 더 낫다' 라는 말씀은 현시대에는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생명은 저울질 할 수 없는 가치이며 더 나은 생명은 없다는 생명존중의 개념 때문이다. 불교의  말씀이 공리주의적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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