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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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는 깊고 다양한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깊고 다양한 사고는 설득력있는 글쓰기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책읽기와 글쓰기는 모두에게 어렵다. 작가 김동식은 그 어려운 걸 우리가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자신이 터득한 다양한 팁을 [초단편 소설 쓰기]에서 제공하고 있다.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등단했던 작가 김동식. 주물공장 노동자였던 그는 퇴근 후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창작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2017년 12월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를 동시에 출간하며 데뷔한다. 문예창작에 대해 학습하고, 공모전을 통해 등단하는 것을 작가가 되는 당연한 수순으로만 생각했던 일반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깨는 작가 김동식. 문제적 작가의 작법서는 당연히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모두 그처럼 쉽고 멋지게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작가는 개인적으로 긴 호흡의 늘어지는 글이 싫었다고 한다. 또한 다음을 기약하며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도 싫었다고 한다. (p.7~9) 그의 글은 속도가 빠르고, 확실하며, 인상적이다. 읽는 순간에는 휘리릭 읽어나가며 제대로 뒤통수를 치며 책장을 덮는 시간과 책장을 펼치는 시간의 간격이 아주 짧다. 하지만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문장이 생명력을 부여받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자 곁에 머문다. 평소에도 난 전달되지 않는 메시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어려워서 학식과 교양을 겸비하는 사람들에게만 읽히길 바라는 것처럼 글을 쓰는 작가와 저자들의 작품이 다소 불편할 때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철학으로 세상을 감동시키고, 바꾸고 싶었기에 펜을 든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세상의 대부분인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지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래도록 활자를 읽거나, 그것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 대중을 움직이기 위해선 김동식이 말하는 경제적인 문장, 호흡이 짧은 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한 글, 인상적인 반전으로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초단편이라 함은 무조건 짧다고 해서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짧은 글 속에 사건이 꼭 들어가야 초단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한 호흡에 단숨에 읽기 위해선 빠른 전개는 필수이며, 기억에 남을 흡입력과 강렬한 재미도 함께여야 단숨에 읽기는 가능하다. 그래서 김동식은 첫 문장이 중요하다고 거듭, 재차 말한다. 첫 눈에 반하는 문장이여야 짧은 호흡으로 단숨에 읽어나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모호한 함축은 필요없고, 아름다운 미사여구는 자제해야 한다. (p.21) 단편은 장편과 비교해 무엇을 쓸 것이냐보다는 무엇을 생략하고도 모든 뜻을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니 달달함과 집요함과 화려함은 잠시 꼬깃꼬깃 접어두고 할 말만 써야 한다. 짧고, 간결하며, 단숨에 읽지만 오래 기억되기 위해선 문장쓰기 만큼 '소재'도 중요하다. 작가는 글쓰기의 소재를 일상의 다양한 경험과 주변의 사람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 발견된 단어 하나, 장면 하나, 대화 하나를 가지고 힌트를 얻어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우리가 꼭 실천해보아야 할 부분이다. '다섯 문장 글쓰기'를 해 본적이 있다. 다섯 문장 안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아야 하기에 쓸 말과 버릴 말을 추스리게 되었다. 김동식 작가의 초단편 쓰기의 팁을 적용해서 '다섯 문장 글쓰기'를 꾸준히 연습하면 필력이 향상 될 것 같다.

 

김동식 작가의 초단편들을 뒤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는 결말 부분을 누구나 예측가능한 뻔한 이야기가 아닌 '반전'을 절대적으로 넣어야 한다고 말한다.(p.99) 반전은 오랜 여운을 독자에게 남긴다. 각인되는 것이다. 그 각인을 확장하여 나의 삶과 대입하고,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반전을 넣어 주제를 확실히 해야 한다. [초단편 소설 쓰기]에서 작가가 '쓰기 전', '쓰는 중' ,'다 쓴 후' 로 나누어 제시한 직접 부딪히고 경험했던 생생한 글쓰기 방법을 적용해서 나도 쓰는 재미를 느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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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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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학읽기가 영미문학에 얼마나 치우쳐져 있었는지 새삼 다시 느낀다. [일광유년]의 작가 '옌롄커'는 나에게 생소한 작가였다.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의 작가는 루쉰, 위화, 모옌 정도이다. 그나마도 그들의 문장이 이유도 없이 불편해 선호하지도 않았다. 아마 그 옛날 옌롄커의 작품을 만났다면 그의 작품 또한 나에게 온전히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사이 내가 조금은 다양한 읽기가 이루어져서인지, 아니면 세월의 유연함을 터득해서인지 [일광유년]은 거친 단어와 문장 속에서도 다양한 생각거리를 찾으며 읽을 수 있어 나에게 성큼 다가온 중국 작품이었다. 옌롄커는 문제적 글쓰기로 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유수의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대중의 호응을 받는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옌롄커. 중국의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꼽힌다하니 그의 작품을 좀 더 찾아서 읽어두어야겠다.

[일광유년]은 이름도 독특한 '목구멍병' 으로 인해 마흔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산싱촌' 마을의 이야기이다. 대를 잇는 참혹한 세월과 다양한 이름의 욕망을 켜켜이 담아내고 있다. 지리적 요건으로 문명과 떨어져 있는 마을 산싱촌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원인도 알지 못하는 병을 이겨내기 위해 촌장을 중심으로 발버둥친다.

산싱촌 사람들은 마흔이 되기 전에 목구멍이 부어 오르면서 병에 걸려 죽고만다. 그들 모두는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 알고, 언제 죽을지도 알고 있는 것이다.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 때문인지 그들은 마을의 촌장을 중심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위해 모두가 노력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그들은 유채꽃을 재배하고, 땅을 갈아 엎고, 산 너머 링인거의 물을 끌어오기 위해 수로를 만드는 일을 함께 해나간다. 작업을 위한 노동력을 제공해야 함은 물론, 공사비 마련을 위해 피부를 팔고, 인육을 파는 것도 당연한 일처럼 강요받는다. 그들은 더 살겠다는 염원으로 현재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태어난 날은 알지만 삶이 마감되는 날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영원히 살 것처럼 지금을 허비한다. 산싱촌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 수 있는 날들을 헤아릴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시간을 좀 더 의미있고 행복하게 살아갔어야 한다. 기약없는 희망에 매달리며 욕망하고, 질투하며, 경쟁하고, 강요받고, 상처받고, 불안에 떨며 죽음을 기다리지 말았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을 목전에 두었을 때 비로소 하루하루 행복하고 의미있게 살지 못했음에 대한 후회로 비참했을 것이다. '메멘토모리'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올바르게 기억하지 못했기에 살아있는 날을 진창으로 보낸 것이다.

작품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강렬하고 원색적이라고 느껴질테지만 모든 욕망이 존재하는 곳은 강렬하고 원색적이므로 사실적인 글이라 할 수 있겠다.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살기 위해 식인까지 허용할 만큼 비도덕적이고, 종족번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욕을 수치심없이 분출하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 약자를 이용하는 모습들은 결은 달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도 존재한다. 작품 속 산골마을 사람들의 죽음을 기억하며 , 살아가는 동안에 나에게 비쳐지는 '밝은 빛'을 직시하고, 그 너머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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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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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0
쓰마란은 사람이 영원히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먹고 입는 것이 부실하고, 매일 괭이와 삽을 메고 일을 해야 하며, 광주리와 바구니마다 흙과 퇴비를 담아 날라야 한다고 해도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 p. 938
이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알게 되었고, 사랑의 맨 처음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그녀 엄마의 오른쪽 젖을 입에 머금고 있고 그녀는 엄마의 왼쪽 젖을 빨고 있었다.

✍ 젊은 육신으로 오래도록 살길 바랬던 쓰마란.  그런만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덩치가 커진다.  그런 그의 갈망과 두려움은 바러우산 맞은 편 노인의 흰 수염을 보고 욕망이 되어 버린다. 

산싱촌의 단명은 다산을 불러온다. 아이를 낳기 위한 부모의 성행위를 목격하는 쓰마란은 그곳의 숨결을 삼키자 목구멍이 간지러워진다.(p.889) 산신촌 남녀의 성행위를 묘사한 문장들은 섬뜩함이 느껴진다. 그들의 목구멍병은 어쩌면 상대방의 숨을 끊을 듯한 기관한 그들이 다양한 욕망이 불러온 것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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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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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856
"아내가 아기를 낳으려면 열 달이 걸려야 할 걸세. 품에 안긴 거우얼은 버리지 말고 양식 삼아 먹거나 까마귀를 잡을 때 미끼로 사용해도 좋을 걸세."

✍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걸까? 살아간다는 것은 숨만 쉬는 것은 아닐터인데 어떻게 저리 잔인하고, 냉정할 수 있단말인가. 용인된 비도덕성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생명력을 가질 것이며, 빈번하게 허용됨은 당연한 것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애초에 우리는 지켜야 할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이더라도 지켜야 한다. 

쓰마샤오샤오는 목구멍병에 걸려 죽음을 목적에 두고도 자신이 아직 촌장임을 강조하며 유채를 심으려 한다.  란바이수이는 먼 훗날 쓰마란을 보며 이 날을 떠올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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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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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486
"어떻게든 마흔은 넘겨야 합니다! 마을의 농지에 흙을 한번 바꿔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열에 여덟아홉은 마흔을 넘겨 살게 될 겁니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그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무리를 잃은 외로운 기러기처럼 쓸쓸한 모습이었다.

✍ 시간이 과거로 돌아간다.  목구멍이 막히는 병을 링거수로 없애려 마을의 모두를 희생시킨 쓰마란 이전부터 많은 촌장들이 목구멍병에 병적으로 집착했던 것이다.  쓰마란이 란쓰스를 사랑하면서도 쉽게 배신하고 이용했던 것도 자신이 배신과 이용을 당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쓰마란은 바러우산맥 저편의 물이 그들에게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시켜 줄거라 믿었고, 란바이수이는 그들이 밟고 있는 땅이 바뀌면 오래오래 살 것이라 생각했다.  쓰마란이 젊은이의 기백으로 란바이수이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신이 이룰 수 있을거라 장담하듯 란바이수이도 쓰마란같은 기백이 온몸을 채웠을 때 쓰마란의 아버지 쓰마샤오샤오에게 장담했을 것이다. 죽음을 목전에 둔 마흔의 촌장들은 어리석은 젊은이의 기백을 한탄했을까? 자신이 광기를 가지고 몰두했던 것의 덧없음을 깨닫고 한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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