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란 무엇인가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바버라 H. 로젠와인 지음, 석기용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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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119
비결(즉, 고결한 분노에 이르는 길)은 "올바른 때에, 올바른 대상을 언급해서, 올바른 사람들을 향해, 올바른 목적을 갖고서, 올바른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이다.

● p.125
분노는 오로지 특정한 한 사람을 겨낭한다. 이 점에서 분노는 증오와 다르다. 개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집합에 대해서는 '분노'가 아니라 '증오'만이 가능하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 p.138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분노란, 올바른 조건에서 느껴진다면 미덕이었고, 잘못된 환경에서 표현될 때는 악덕었다.

✍ 
분노하는 자들이 많아지는 것을 막기위해 분노를 유발할 한 명을 처단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이라 할 만큼 분노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불편함을 드러냈던 시대와는  다르게 분노를 좀 더 세분화하여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분노는 조건과 상황에 따라 미덕과 악덕으로 구분지어 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도 분노를 느끼며 분노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하시는 것처럼 분노가 발생하여 '올바른 때에 , 올바른 대상에게, 올바른 목적과 방식'으로 표현되면 괜찮다고 말한다. 수긍하는 부분이다.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한심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분노를 느낀다는 것은 잘못된 것, 불평등, 차별에 대해 인지한다는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자신의 분노가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지도 모르고 아무에게나 퍼부어대는 것이 문제이다.

분노를 '고귀한 특전'으로 보고 모욕을 당하는 것도 보장된 지위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다.  모욕, 손상, 수치를 계급에 해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느끼는 것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하니 기가막힌다.

저자는 또 말한다.  나의 분노는 '정당한 분노'이며 '저들의' 분노는 정의로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우리가 지금 저지르고 있으며,   그것이 '불협화음'의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분노를 미덕과 악덕으로 구분하지 말고 다양한 분노에 대해 이해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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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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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은 멋진 단편들을 볼 수 있는 기회~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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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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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모름지기 우리의 내면에서 결빙된 바다를 쪼개버릴 도끼여야 한다.

문학을 읽는 목적을 우리에게 각인시킨 작가 프란츠 카프카. 읽는 다는 것이 나의 경직된 사고를 깨우쳐주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그에게 쓴다는 것의 목적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 비판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문장들은 읽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카프카의 대표적인 작품 [변신]을 '열린책들 창립35주년 기념 세계중단편 세트'로 다시 읽어보았다.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나에게 카프카의 [변신]은 SF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상상력인가? 하루 아침에 갑충이 된 남자라는 설정을 생각해내다니 그의 번뜩이는 기발함이 신선했다.

그레고리 잠자는 외판원이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족의 생계와 가족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열차 시간이 임박했는데도 어느 날 아침 일어나지 못한다. 더 이상 미루지 못할만큼 기차 시간이 임박했을 때 일어나려는 잠자는 자신의 몸에 변화가 왔음을 깨닫고, 그의 변화는 그의 가족 모두를 변화시킨다.

그가 하루아침에 갑충으로 변한 것은 그의 잘못이 크다. 그는 그 스스로를 혹사시키면서도 가족들로 부터 자신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일찍이 인지했지만 개선하려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가 하고 있는 일은 그 자신 스스로에게 아무런 즐거움을 선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의 많은 것을 차지하고 있는 어떤 일이 견뎌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는데도 우린 그 일을 해내야 하는걸까? 그레고리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고충을 전달하고, 어려움을 '함께' 풀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함께 강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참아낸다. 어쩌면 그건 그가 고통을 즐긴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갑충으로 변한 그레고리에 관련된 일을 자신을 통해서만 해결하길 바랬던 여동생의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 고난을 통해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은 삐뚤어진 욕구이다.

그의 단독 혹사는 가족들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기도 했다. 그들은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한 후 그가 더 이상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나서고, 각자의 역할을 해낸다. 어쩌면 그들의 노동능력은 그레고리에 의해서 박탈당한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스스로가 그레고리의 경제적 지원없이도 삶이 가능함을 깨닫는 순간 그레고리가 필요없어진다. 필요없어진 그의 존재는 짐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그들이 그레고리를 가족으로서 깊은 유대감과 사랑으로 바라보았다면 그렇게 쉽게 버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카프카가 문학에서 추구하고 싶어하는대로 [변신]은 나의 세계에 균열의 흔적을 남겼다. 가족은 누구 한 사람이 이끌어가는 집단이 아니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배분하고 함께 수행하며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바탕에는 항상 대화와 신뢰, 사랑이 깔려야 한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내가 가로채어 해나가며 스스로 소진되어가는 나를 느낀다. 나의 이기심에 아이들이 맞추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불필요한 일에 나를 소진하면서 나와 가족을 함께 힘들게 하고 있진 않는지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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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란 무엇인가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바버라 H. 로젠와인 지음, 석기용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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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절대적으로 거부되는 분노에 대하여

● p.22
"분노를 버려라." 부처가 말한다. 분노란 나 자신을 주장하고픈 욕망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과 맺는 관계로부터 자라나는 번민이다. "분노를 버려라" 이것은 절대적 훈계다. 분노가 옳거나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란 없다.  분노는 타인에게 파괴적인 만큼 자신에게도 파괴적이기에 결코 옳을 수가 없다. 화난 사람은 고통스럽다.


✍ '분노'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으로 평가받는다. 분노가 종종 파괴를 몰고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참아내는 것을 미덕으로 배워왔다. 그런데 분노는 참는다고 조절되는 것이 아니었다. 분노를 참아내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었다. 

불교에서 '고결한 동기에서라면 살인이 허용되며, 연민에 의한 살상이라면 더 낫다' 라는 말씀은 현시대에는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생명은 저울질 할 수 없는 가치이며 더 나은 생명은 없다는 생명존중의 개념 때문이다. 불교의  말씀이 공리주의적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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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시스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9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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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려운 관계가 형제자매 관계인 것 같다. 상대가 마음에 안든다고 관계를 끊을 수도 없고, 싫다고 신경을 안 쓸 수도 없고, 의도치 않게 항상 비교의 대상이 되는 평생 경쟁 관계. 김혜정 작가의 청소년 소설 [디어 시스터]는 그런 미묘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어찌보면 형제자매는 내 의사와 관계없이 태어날 때부터 부여된 사회공동체이다. 그 억지스러움은 개인에게 자아가 생기면서부터 자각되고,독립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독립생활을 하며, 항상 함께일 때는 모르던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며 가족에 대해 우리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언니 이나와 동생 주나는 방학동안 부모님의 일정에 따라 각각 치앙마이와 베를린에 머무르게 된다. 두 자매는 이유없이 어느 날 부터 서로에게 불편하고 신경쓰이는 존재가 되어 있었기에 떨어져 있음이 오히려 자유롭다 느낀다. 떨어져 있던 자매는 일상적인 자신의 일들을 메일로 주고 받으며 , 서로에게 가졌던 감정의 이유를 털어놓고 오해를 푼다.

때론 글의 힘은 말의 힘보다 강하다. 감정을 정제할 수도 있고,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을 나의 의도에 맞게 정확히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나와 주나도 그랬다.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을 때는 상대방의 반응에 너무 신경쓰다 보니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메일로 서로에게 글을 쓰며 스스로를 정리하기고 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예상하며 글을 쓰다보니 상대는 물론 자신을 더 이해하게 된다. 언제나 자기 표현에 솔직한 주나에 비해 이나는 조심스럽고 타인을 의식했다. 그것이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더 소극적으로 움츠러게 했음을 이나는 주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깨닫는다. 깨닫는 순간 언니 이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주나에게 '나는 나를 더 많이 좋아하고 싶어(p.149)' 라는 글을 남긴다. 글의 힘이 작용한 것이다.

주나는 메일을 주고 받으며 언니와 더 친근해진 것 같고, 옆에서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라 표현한다(p.167). 마음을 나누는 데 중요한 것은 거리가 아니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곁에 있으니 나에 대해 다 알고,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우리는 가족에 대해 생각한다. 하지만 대화도, 눈빛도 나누지 않는 사이에 어떻게 상대를 이해하고 알 수 있을까? 그건 오히려 숨막히는 답답함만 느끼게 할 것이다. 곁에 있는데도 마음을 나눌 수 없다는 건, 멀리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보다 더 아픈 일이다. 내 곁의 가족과 더 친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애정은 함께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노력의 시작은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가족끼리는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것이라고 착각한다. 정말 착각이다. 말하고 표현하지 않으면 타인은 나에 대해 알 수없다. 내가 가르쳐주지 않은 것에 대해 모른다고 섭섭해 하는 것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 깨우쳐야 한다.

주나가 베를린에서 사귄 빈센트는 한국말을 사랑하는 친구이다. 그는 '한국말은 감정이 담겨 있다' (p.191)고 말하며, '밉다'는 '싫다'와 다르다고 상기시켜 준다. 두 말 모두 상대에 대해 부정적인 단어이지만 '밉다'는 좋아하니까 섭섭해서 생기는 감정이니 이나가 주나에게 '밉다'라고 표현했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가족끼리의 티격태격은 싫어서가 아니라 미워서이다. 왜 미워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소통하고, 미워하며 서로를 더 알아가는 가족이 되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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