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레 드 발자크 - 세기의 창조자
송기정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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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골짜기의 백합』이 생각나는 발자크. 발자크라는 대문호와 프랑스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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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적인 연애사 - 당신을 사랑하기까지 30만 년의 역사
오후 지음 / 날(도서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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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09~112
부르주아는 성욕을 수치스러운 병으로 취급했다. 의사들은 욕망을 발산하려는 자를 정신질환자로 몰아 이상한 치료를 자행했다. (...)개인이 발견되면서 모든 욕망과 아울러 성적 욕망도 발현된 것인데 20세기 중반까지도 성욕은 사회적으로 철저히 억압받았다.

●p. 165
우리는 대상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얻었지만, 오히려 사랑은 획일화되었고 역설적이게도 어떤 선택권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흑사병은 세상에  지각변동을 일으킨다.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며 개인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그러면서 억압 되었던 욕망이 터져 나온다.  이에  자신들이 입지를 더 확고히 하기 위한 종교계는 철저한 윤리관으로강요하며  금욕을 요구하게 된다.

근대에는 중세의 고전적 귀족보다 지식을 갖춘 부르주아가 자신들만의 특별함을 위해 탄생시킨 '매너'로 차별화를 꾀했다.  매너와 로맨스가 합쳐져 '사랑'이라는 개념이 생겨나며 중세와 달리 사랑이 전제된 결혼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로맨스와 사랑도 계급을 넘나들지는 못했다. 부르주아 들은 귀족보다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인정받기 위해 까다로운 예절을 지키고 금욕을 강요하며, 성욕을 정신병으로 취급하기에 이르게 된다. 성욕도 인정하지 않았던 사회가 다양한 형태의 성에 대해 얼마나 편협했을지 상상이 간다.  성욕을 정신질환으로 몰아가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히스테리와 트라우마를 겪으며 힘겨워했다

금지는 잘못된 환상과 자기 학대를 불러온다. [킨제이 보고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양한 남녀들은 금기시했던 자위, 동성애, 성매매, 혼외정사, 혼전정사, 양성애 등을 경험했다고 말하며 성을 인위적으로 억압하는 것이 의미없음을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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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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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예술 천재로 항상 회자되는 인물 다자이 오사무. 그의 대표작 [인간 실격] 속 인물 '요조'는 작가 본인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인다. 여섯 번째 아들이라는 애매한 위치와 지주 집안이라는 굴절된 죄책감으로 자기혐오에 빠졌던 다자이 오사무는 항상 자살 충동에 휩싸여 여러 번의 자살 시도를 자행하다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가 자살하기 한 달전, 이 작품 [인간 실격]을 탈고하였다 하니 작품은 그의 유작이며, 그를 죽음에 이르게한 고뇌가 담겨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여 힘겨웠던 한 남자의 수기를 통해 다자이 오사무에게 다가가 볼 수 있었다.

 

배고픔과 가난을 모르고 보낸 부유한 유년기와 뛰어난 두뇌로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던 소년기를 지나 술-담배-여자 등과 얽힌 타락한 청년기 후 결국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기구한 청년 요조. 타인을 이해할 수 없고, 인간 세계에 자신이 함께 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요조는 매순간이 괴롭다. 괴로움은 그에게 마약과 자살을 반복하게 하며 죽음만을 기다리게 한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할 수 없어 힘겨워하던 요조는 세상과 함께하기 위해 '익살꾼'이 된다. 하지만 타인을 이해할 수 없는 익살꾼은 매순간 혼란스럽고 경직된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나 이외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미치기 일보 직전인 요조는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러웠을 것이다. 모두들 쉽게 나누는 일상의 대화가 자신은 땀을 뻘뻘 흘릴만큼의 공포인데도 그는 인간들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못한다. 가짜 웃음은 사람을 더 빨리 소진시킨다. 모두와 다른 것이 창피한 것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나말고는 모두 이해하는 그것을 나만이 이해할 수 없음을 느끼며 요조는 힘들다. 그리고 외롭다. 게다가 인간들의 모순적인 모습을 대할 때마다 요조는 혼란스럽다. 서로 속이고, 속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상처 입지도 않고, 서로에게 대면적으로는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하지만 '불신'이 충만한 인간들. 모순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우린 그냥 다 그런거야 하고 넘어가는 것을 요조는 참아낼 수 없는 것이다. 그의 고뇌를 나열한 수기의 문장들을 대하며 창피함을 느꼈다. 요조가 함께 하고 싶으나 이해가 어려웠던 인간들의 모습을 나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격'은 기준에 미달되거나 초과되어 자격을 잃는 것을 말한다. 요조는 인간들에 의해 인간 자격을 실격 당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인간의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모순적인 그들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따르려 했던 것이 얼마나 덧없는 일인지 깨닫고 까짓거 인간 안 할래 라고 선언한 것이 아닐까 싶다. 요조가 '인간'의 세계에서 유일하게 깨달은 것 하나는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이다. 인간이 되기 위해 진땀 흘리며 발버둥치든, 관조하며 그들을 바라보든 시간은 제 할일을 한다. 스물일곱의 나이에 백발이 된 요조는 인간들을 이해하며 고뇌하기 보단 그냥 인간이 되지 않기를 선택해도 시간은 지나간다는 것을 깨닫고 인간이 되기를 멈춘다.

 

울고, 웃고, 화내고, 슬퍼하는 희노애락의 얼굴을 널뛰듯 휙휙 바꾸는 감정들이 얼마나 인간에게 소모적인지 알 수 있었다. 감정에 좀더 신중하고, 요조가 이해하지 못했던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아가지 말아야겠다. 모순적 인간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창피함을 느껴야 하는데 오히려 그런 인간들처럼 뻔뻔하게 행동하지 못해서 힘들었던 순수한 요조가 나가 떨어질만큼 세상은 엉망이다. 우리 모두 인간 자격의 기준을 올리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냄새나는 세상에 환멸을 느끼는 또다른 '다자이 오사무'가 생기지 않도록 공기청정기를 24시간 돌려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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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덴 대공세 1944 -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
앤터니 비버 지음, 이광준 옮김, 권성욱 감수 / 글항아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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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항아리 출판사의 [아르덴 대공세 1944]는 제2차 세계대전의 대미를 장식한 아르덴 전투의 시작부터 끝을 통사로 서술한 작품이다. 방대한 문헌과 사진, 인터뷰, 언론보도 등을 영국의 역사학자 중 한 사람인 앤터니 비버가 정리하였다. 역사는 기록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르덴 대공세 1944]는 이 전투에 참여한 독일, 미국, 영국은 물론 벨기에 시민들의 모습까지도 객관적인 입장에서 세세히 서술하고 있어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듯 하다. 솔직히 처음 읽는 제대로된 전쟁사이고, 세계사에 해박한 입장이 아니라서 의견이나 오류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전쟁사에 초보인 내가 읽기에도 어렵지 않았다.

1944년 가을 나치 독일의 패망은 초읽기에 들어간다. 1944년 6월 노르망디에 상륙한 영미연합군은 프랑스를 해방시키고 라인강으로 향한다. 연합군 쪽으로 전세가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동쪽에서는 스탈린이 '바그라티온 작전'을 발동해 동부를 장악하고 독일 본토까지도 진격해 들어올 기세를 펼치고, 독일군 내부에서는 히틀러 암살과 반란 시도가 밝혀지며 히틀러의 광기를 부채질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1944년 9월 히틀러는 전력을 총동원하여 서부 전선에서 반격을 꾀하겠다며 폭탄선언을 한다. 그가 노린 것은 '제2의 덩케르트 철수'를 재현한 후 , 방향을 틀어 동부 전선의 소련군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아르덴은 삼림지대였으며 히틀러가 예상했던 것보다 연합군의 방어력은 뛰어났다. 결과적으로 히틀러가 야심차게 계획한 작전명 '가을 안개' 이른바 '아르덴 대공세' 또는 나중에 '벌지 전투'라 불리게 된 싸움은 독일군을 자멸하게 한다. 전투 막바지에는 독일군 장교들이 히틀러를 말렸지만 히틀러는 그 누구의 말도 새겨 들으려 하지 않는다. 무리를 대표하는 지도자의 잘못된 가치관과 독단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는 히틀러를 통해 배운다.

​전세가 확실하게 기울었지만 그렇다고 연합군이 수월하게 승승장구하며 아르덴 대공세를 승리로 이끈 것도 아니었다. 연합군은 밥그릇 싸움 하기에 바빠서 앳되고 허술한 젊은 병사들을 전쟁터에서 오래도록 힘들게 한다. 이들의 삐그덕 거림은 히틀러에게 기회를 제공해 줄 뻔도 했지만 아이젠하워와 브래들리, 호지스의 실수가 몽고메리의 야심을 이겨 결국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확실한 패권 국가가 될 수 있었다.

읽는 내내 히틀러의 광기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연합군의 내부 다툼에 답답함을 느꼈다. 단연코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폭격과 약탈, 학살에 노출되었던 아르덴과 벨기에 시민들의 상황이었다. 전쟁은 패자도 승자도 모두 피해자이다. 모두가 가족을 잃고, 모두가 전우를 잃고, 모두가 전쟁의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곳곳에 전쟁들이 진행되고 있다. 욕심과 증오를 버림으로 반목하여 싸움을 일으키는 세계 곳곳의 전쟁들이 종전되길 바란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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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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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작가이자 SF 분야의 선구자인 허버트 조지 웰스의 작품은 [우주 전쟁]으로 접한 경험이 있다. 달도 가보지 못했던 인류가 화성인의 침공과 화성의 생명체를 상상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작품이었다. 작가의 작품 목록을 살펴보고 더 큰 놀라움과 그의 또다른 작품들도 꼭 찾아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열린책들 창립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를 통해 [타임머신]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타임머신]은 웰스의 첫 소설이다. 이 작품을 통해 '타임머신'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며 '시간 여행'이라는 개념이 대중화되었다. 게다가 SF적 재미 이외에 사회주의자로서의 웰스의 사상을 드러내며 자산 계급과 무산 계급의 분리가 유지되는 인류의 암울한 미래에 대해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공간은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나, 시간 속에서는 돌아다닐 수 없다는 것을 '시간 여행자'는 반박한다. 그는 시간은 네 번째 차원이며, 시간 속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기계 타임머신을 통해 자신이 80만 년 후의 미래를 다녀왔다고 말한다. 그가 경험한 미래는 지상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옐로이라는 인류와 지하 공간에서 살아가는 몰록이라는 인류로 분류되어 있으며 두 집단 모두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이해가 어려운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시간 여행자는 다시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왔음으로 시간여행을 증명하며,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 개의치 않고 또다른 시간을 여행하기 위해 기계에 오른다.

시간 여행자는 80만 년 후의 인류 옐로이가 비정상적으로 호기심이 없으며,(p.58) 모두가 털이 없는 매끄러운 얼굴, 통통한 팔다리를 가짐으로 남녀의 구별이 모호해졌음을 알아차린다.(p.60) 이는 편안하고 안전한 삶이 육체적 힘을 불필요하게 만들어 가족 제도, 직업의 분화가 사라지며 생긴 현상이라고 시간 여행자는 추측한다. 편안한 안락함이 결국은 인간을 특징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배출구가 없는 정력을 감당하지 못한 힘세고 강한 옐로이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욕구와 힘을 감소시킴으로 새로운 환경 조건에 조화를 이루며 나약해짐과 동시에 목적의식과 진취의식마저 잃어버린다.다름은 삶의 활력 혹은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건강한 경쟁은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달라서 특별하다고 말한다. 모두가 똑같은 개성 없는 사회는 안전하기보다는 지루하고 따분하여 기력을 상실하게 만들며, 모두를 무기력으로 몰아넣어 버릴 수 있다. 다름과 개성은 인류에게 필요하다.

지하 세계의 몰록들에게 타임머신을 강탈 당하고 그것을 되찾기 위해 고구분투하는 시간 여행자는 자신이 애써 만든 기계가 자신을 절망적인 덫에 빠트리는 아이러니를 깨닫는다. 그의 아이러니는 옐로이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지상은 혜택받는 귀족 계급의 공간인데 지상을 차지하는 이들이 안락함을 넘어 스스로 퇴화가 되며 연약해지자 지하에 박혀 억압받던 몰록들은 부족한 식량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옐로이들을 잡아먹는 식인종이 되어버린다.(p.120) 하지만 몰록들의 먹이가 된 자신들의 처지를 인지 할 지성이 없는 옐로이들은 고통마저 느끼지 못하며 밝은 곳에서 천진난만하게 살아간다. 변화가 없고 변화할 필요도 없는 곳에는 어떤 지성도 존재하지 않으며, 더없이 다양한 필요성과 위험에 직면해야 하는 동물만이 지성을 가질 수 있다며(p.147) 지나친 편안함은 결국 인간을 자멸하게 만들 수 있음을 작가는 옐로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SF라는 장르는 상상의 세계 속에 현재의 모순을 적용하여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제시하며 우리를 긴장하게 만든다. 허버트 조지 웰스도 [타임머신]을 통해 지나치게 양극화된 계급 사회가 가져올 다양한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치우침 없는 '균형'이 어렵지만 항상 필요함을 다시 깨닫는다. 상상력을 자극시키며 이야기의 재미는 물론 사회의 모순도 지적해주는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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