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기의 달이 뜨면 -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
에릭 라슨 지음, 이경남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처 알지못했던 전쟁의 또다른 이야기라니 궁금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재영 책수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예쁜 책을 만났다책을 만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기술자이자 관찰자수집가인 재영 책수선가는 오래되어 낡아진 책을 수선하며책이 살아온 삶을 통해 그 책을 소중히 여기는 의뢰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수선 전 책과 수선 후 책의 사진은 꼭 마술과도 같다또한 낡은 책의 사진도 왠지 가슴이 뭉클하게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사진들의 색감과 책 표지와 면지의 노란색은 재영 책수선가가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나는 책 수선의 이런 유연한 변화와 닮음이 좋다감쪽같이 마술을 부린 듯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 작업도 멋진 일이지만세월을 이겨낸 그때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선의 가능성에 더 흥미를 느낀다그런 흔적이 보다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각각의 책이 쌓아온 시간의 형태를 정돈하고 다듬어주는 일이 책 수선가로서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p.49

 

사람들은 수선가에게 책을 가져오며 '복원'해 달라고 요청한다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하는 의뢰인의 요구이지만 수선가는 불편하다. '복원'은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이고, '수선'은 낡거나 헌 물건을 고치는 것이다복원은 한 가지 형태로만 결과물이 나오지만수선은 자유로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혀 새롭거나더 아름답거나원본에 가깝지만 조금은 차이를 가진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결국 수선은 흔적은 남겨두고 상태는 오래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책 속 밑줄은 그 시간에 가졌던 나의 사유를 불러오고책 속 작은 얼룩은 나의 일상을 떠올리게 한다의뢰인들이 수선가를 찾아 오는 이유는 자신과 함께 했던 그 모든 것이 담긴 책을 지나온 시간과 함께 더 오래 간직하려는 의도이다.

 

'북아트'를 배웠던 경험이 있다다양한 기법으로 책들을 만들어보았었다책의 시작하는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책에 관련된 용어가 나열된 그림들이 그래서 반가웠다다른 이들에게는 생소할 '가름끈' '배면' '헤드밴드'...라는 용어들을 다시 접하니 옛 친구를 만난듯 신났다또한 책의 내용 중 따로 지면을 할애해 '나의 오랜 친구들을 소개합니다라며 수선에 필요한 도구들을 소개하는데 역시나 반가운 물건들을 만났다본폴더프레스가위책등에 바를 접착제 전용 붓 등 구석에 처박아 둔 한때는 매일 만났던 나의 친구들을 다시 꺼내보아야겠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 욕심도 많다하지만 책장 가득 채워진 책 중 재영 책수선가에게 맡길만큼 좋아하는 책을 만들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며 아쉬웠다두고 두고 읽거나반복해서 읽는 책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책을 쫓기듯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조금 여유를 두고 책을 깊이있게 읽으며 책과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왼손잡이 달팽이 라임 주니어 스쿨 12
마리아 포포바 지음, 핑 주 그림, 김선영 옮김 / 라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왼쪽으로 돌아가는 껍데기를 등에 지고 오른쪽에 심장을 가진 신비하고 사랑스러운 작은 달팽이돌연변이 달팽이 제레미를 통해 '달팽이'라는 생명체와 유전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왼손잡이 달팽이는 우리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길게 나열된 정보와 실사 사진이 아닌 아름다운 색채와 따뜻한 이야기로 이루어진 지식정보 그림책이다그래서 더 특별한 책이다.

 

이야기의 힘은 강하다지식은 오래 기억에 남아야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직접 만져보고 경험하게 하는 체험학습을 제공한다내가 직접 경험하여 얻은 정보와 지식은 책 속에서 얻은 것보다 오래 기억된다이런 직접 경험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이야기 이다.

 

왼손잡이 달팽이』 속에는 '제레미'라는 이름을 가진 달팽이와 이 달팽이의 가치를 알고 관찰했던 앵거스 교수가 등장한다제레미는 다른 많은 달팽이와 다르게 '심장은 오른쪽'에 껍데기의 '나선 방향은 왼쪽'으로 이루어진 특별한 달팽이였다앵거스 교수는 이런 제레미의 특별함이 짝짓기를 통해 유전될 수 있는지 연구하기 위해 제레미와 똑같은 '좌우바뀜증'을 가진 달팽이가 필요했다사실 제레미는 혼자서도 아기를 만들 수 있는 '장웅동체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앵거스 교수는 '열성유전자'의 유전을 연구하기 위해 짝짓기가 필요했던 것이다앵거스 교수는 제러미의 짝짓기를 통해 달팽이들에게 '다양성'을 가지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다양성은 세상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알록 달록푸릇 푸릇한 짧은 분량의 그림책을 통해 달팽이 껍질의 나선 방향과 자웅동체유전자열성돌연변이다양성 등에 대해 더 깊게 확장해서 생각해 보아야겠다문학적으로도과학적으로도철학적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 멋진 그림책이다언제나처럼 '그림책'은 특별한 힘을 가지고 나에게 다가온다오래오래 그림책에서 많은 의미를 찾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이며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토마스 만'.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한다그의 첫 작품으로 토니오 크뢰거를 접한 건 다행이라 생각한다그의 여타 작품들과 비교해서 대체적으로 용이한 작품이라 평가받기 때문이다나에겐 절대 쉽거나 편하게 읽히지 않았지만 말이다토니오 크뢰거는 토마스 만의 자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작품을 통해 작가가 '자신'과 '예술'에 대해 끝없이 고뇌하고 성찰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는 소심하고 여린 소년 토니오가 선망하고 사랑하는 친구 '한스 한센'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목으로 시작한다소년은 두 금발의 남녀를 사랑한다남부의 보헤미안적 기질을 지닌 자신과 달리 북부의 하얀 피부를 지닌 두 친구들이 자신이 심취해있는 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소통의 대상은 아니지만 그는 그들의 귀족적 취향을 동경한다크뢰거 집안의 몰락으로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남부의 피를 가진 어머니가 새로운 결혼으로 떠나자 크뢰거도 고향을 떠나게 된다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예술과 시민 사이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옛 고향과 옛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북쪽으로 향하고 다시 마주친 친구들의 모습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

p. 65

예술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는 반면지상에서 건전하고 순진무구한 사람들의 영역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우리는 그중에 아직 남아 있는 영역을 아주 주도면밀하게 보존해야 합니다스냅 사진이 실린 승마 교본을 읽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들을 시의 세계로 유혹하려고 해서는 안 되겠지요!

----------------------------------------------------------------------------------

 

첫 장편으로 이미 명성과 부를 가졌던 '토마스 만'이 두 번째로 발표한 작품이 토니오 크뢰거』 라니 놀랍다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성취한 것들에 흠뻑 취해 있을 터인데 그는 예술과 대중 사이에서 오는 괴리에 대해 깊은 사유를 했던 것이다.

 

토니오 크뢰거는 언제나 두 세계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던 인물이다시를 사랑하지만 경마교본을 좋아하는 한스 한센을 사랑하고북부 유럽의 아버지와 남부 유럽의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남으로 인해 안정과 충동 사이를 넘나들고예술과 시민의 가치를 알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온전히 속할 수 없었던 '토니오'는 '토마스 만'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자신의 예술은 자신에게서 나오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하며 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자신 주변 글쟁이들은 지적인 사고를 함으로써 벙어리가 되고 만 유령들(p.64)이라고 토니어는 말한다이는 자신의 세계에 빠져서 주변의 생동하는 것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것은 진정한 예술가가 아니라는 그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또한 세계가 전혀 다른 시민들을 억지로 예술과 시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은 오히려 시민의 천진한 순수함을 잃는 것이니 의미없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토니오가 다다른 결론은 두 세계 사이의 의미를 잘 알고두 세계 모두에 속해 있으며두 세계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는 자신이 유연하게 두 세계를 넘나들겠다는 것이다어찌보면 비겁한 타협처럼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한쪽에 치우쳐 다른 한쪽을 경멸하는 모습보다는 올바르게 보인다.

 

토마스 만의 깊은 사유를 내가 온전히 이해한 것은 아닐 것이다어렵고 난해했다하지만 다시 읽으며 그의 문장을 다시 이해하고 싶어졌다어려운 말들을 흩뿌리며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고장벽을 견고히 하며 학문은 일부 도달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온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대조적이라 토니오 크뢰거의 고뇌가 사랑스럽다대중을 '사랑스럽고 평범한 사람들'(p.126)이라고 말하는 토마스 만의 또다른 작품들도 도전해 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들의 사회 -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에 대하여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에 등장하는 '여적여라는 말은 여성들의 관계에 대해 보편적으로 떠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여적여'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줄인 것이다이 말은 여성을 시기와 질투의 감정만 가지고 있는 존재로 한정 짓는다또한 나의 이익을 위해선 상대 여성을 싸워야 할 적으로 간주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말 자제에도 모순이 있다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것은 남자는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럼 남자는 포섭해야 할 대상복종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일까여자들의 관계가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다양함을 가지고 있어서 아름답다고 저자 권김현영은 여자들의 사회』 를 통해 말하고 있다구구절절 그녀의 문장들에 밑줄을 긋는다.

 

저자는 관계에 대해 말하며 상대에게 푹 빠져 집중하고베푸는 것이 진정한 관계는 아니라고 말한다상대방과 건강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하기 위해선 온전히 자신의 자리가 확보되어야 하며, '나를 아끼고 존중'하는 사람이 타인을 존중할 수 있다고로 애정은 '거리'가 중요하다결국은 관계의 삐걱거림에 대해 타인을 탓하기 보다는 나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좋아한다는 감정이 지나치면 집착이 되고베풀기만 하면 관계의 균형을 잃어 부담과 서운함을 야기시킨다그래서 '거리'는 중요하다너무 가까워 움직일 수 없게 만들지도너무 멀어 닿지 않게 만들지도 않게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몽고메리 여사의 [빨간 머리 앤]에서 서로 너무도 달랐던 빨간 머리의 앤과 검은 머리의 다이애나가 특별한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게 향하지만 속해있지 않고존중하지만 욕망하지는 않기 때문이였다고 저자는 해석한다.(p.33) 그들의 관계도 적정한 '거리'를 잘 지켰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우정도 사랑만큼 우리 모두에게 있어 중요한 관계이므로 세심한 신경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의 문화를 구성하는 책영화드라마예능 등에서 생산되는 여성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리하고 통찰적이다특히나 예능 프로그램 <미쓰백>에 대한 시선이 나를 일깨웠다그냥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다 출연자들도 한물간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었다식상하고흥미도 유발시키지 않아 채널을 돌렸던 기억이 난다하지만 나와 다르게 저자는 다른 걸 보았다감정을 감시받고통제 받으며 철저히 상품화 되었던 그녀들의 아픔은 물론 그 모든 것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가치를 본 것이다.

 

출연자 중 한 명이었던 세라는 자신의 의지자신의 동의 없이 착용해야 했던 '가터벨트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싫어했다또한 19금 콘셉트로 큰 화제를 모았던 걸 그룹 스텔라의 가영은 팀의 콘셉을 그녀 본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온라인상으로 다양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무개념 남성들 때문에 자신의 몸을 숨기기 시작했다자신이 동의하지도결정하지도 않은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상처받고 힘겨웠을 그녀들은 잘 팔리기 위한 상품이었던 것이다.

 

두 명의 상처 받은 아이돌의 힘겨운 상황만 비판하는 것으로만 문장이 끝나지 않아 다행이었다저자는 또다른 출연자 나다를 언급한다나다는 자신의 매끈한 몸을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이는 앞서 이야기된 두 아이돌과 비교하여 '노출이라는 키워드의 대상이냐주체이냐에 따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생각이 달라짐을 보여준다내가 선택하지 않고 행해지는 것은 강요이며내가 선택해서 행하는 것은 자기의지이다이는 표면적으로 동일한 상황처럼 보일테지만 너무도 다른 상황인 것이다저자의 바람처럼 세라와 가영이 잘 버티고자신의 힘을 키워자유로워지길 함께 바래본다.

 

저자의 말처럼 남자들이 판을 깔고룰을 만드는 사회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여성에 대한 이미지에 빠져서 우리가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지는 말아야한다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듯 여성들의 관계도 다양하고 서로 다르다하나의 이름으로 단정지어 지는 것에 대해서또한 부정적이고 가볍게 취급받는 것에 대해서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다시 한번 사회 속 여성의 이미지와 자리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의미있는 읽기였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