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갈증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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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갈증

최미래 ㅣ 트리플13 ㅣ 자음과모음

 

'녹색 갈증'이란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연을 그리워하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감정으로미국의 생물학 박사인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이 주장한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자연으로의 회귀 본능을 말한다.

 

'갈증'은 목마름이다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목마름을 가지고 있다누군가는 '창작'에 대해누군가는 '애정'에 대해누군가는 '인정'에 대해누군가는 '동질감'에 대해 목말라 한다목말라 한다는 것은 바라는 마음은 간절한데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이 책 녹색갈증』 을 통해 난 지금 무엇에 목말라 있나 생각해 본다.


''의 어린 시절 친구이기도 하며, ''가 집필 중인 작품의 인물이기도 하며, ''의 환상 속 존재인 것 같기도 한 모호한 인물 '윤조'는 독특하고 신비롭다윤조만큼 독특한 인물들로 꽉 채워진 작품이다. ''는 글을 쓰기 위해 집을 나와 모텔에 틀어박혀 있다한때 ''와 사귀었던 ''은 ''가 본인도 설탕으로 만든 사람임을 알지 못한 채 그 사람들에 대해 지겨워 한다며 이별을 말한다. '나의 엄마'는 끊임없이 애인과 사귀면서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 '나의 언니'는 무엇에 대해 상처 받았는지 함구한채 방에 틀어박혀 자잘한 것들을 만들어 낸다엄마와 언니를 보면 ''는 갈증을 느끼고 벌컥벌컥 배 깊은 곳까지 찬물을 집어 넣는다.

 

내가 참아낼 수 없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한다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무언가가 불쑥불쑥 표현될 때 나는 참아낼 수 없다참아내지 못하기에 그 순간을 잊으려 술잔을 들기도 한다그러면 숙취에 괴로워만 할 뿐 고쳐지지는 못한다정신을 빠짝 차리고 고쳐나가거나별 것 아닌 걸로 치부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꼭 필요한 곳에 적절한 '갈증'을 느끼고 싶다주변의 자잘한 것에는 의연하고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에 대해선 참지 않았으면 한다.


윤조의 할머니는 자신이 '사냥꾼이라고 말한다결코 시시한 것을 잡지 않는 사냥꾼이며 무얼 잡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잡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말한다.

 

무언가 잡겠다는 마음을 우리는 항상 한다그러면서 나 스스로는 물론 내 주변 사람들도 힘겹게 만들어 버린다우리는 열심히 달린다그러다 내가 어디로무엇을 향해 달리는지 알지도 못한 채 길을 잃고 지쳐버린다그러면 편히 쉴 수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사냥꾼이라 말했던 윤조의 할머니는 윤조를 곁에 붙들어 매려다 윤조를 질려버리게 만든다결국 윤조는 할머니를 떠나있게 되고할머니는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할머니가 잡으려고 마음 먹은 것은 무엇이었을까할머니는 무엇에 대한 갈증은 느낀 것일까할머니의 갈증은 해소되었을까?

 

나의 갈증으로 누군가를 힘겹게 하지 말아야겠다갈증을 느낄 때 돌아가 갈증을 해소할 것이 나에게도 존재하는지 주변을 살펴보아야겠다내 주변의 설탕처럼 달콤하고 녹아내리기 쉬운 사람들을 내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너무 만지작 거려 녹아내리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도 생각해 본다.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는 이번에도 역시나 너무 훌륭했다책 뒷편 앞으로 출간 예정인 시리즈를 내놓을 작가들의 이름을 보며 두근거림을 느낀다이 시리즈가 쭈욱 매력을 발산하길 바래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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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테일 안전가옥 FIC-PICK 2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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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테일

서미애 민지형 ㅣ 전혜진 박서련 ㅣ 심너울 ㅣ 안전가옥

 

'안전가옥이라는 출판사는 호기심을 자극시킨다그 호기심은 기대감이다독특하고재미나면서도가벼운 방식으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담은 작품들을 선택하는 출판사이다그래서 언제나 '안전가옥'의 작품들은 신뢰와 호기심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이 책 모던 테일도 그런 기대감으로 첫 장을 넘겼다.

 

낯설지도 진부하지도 않은 옛이야기에 동시대성을 결합하여 5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전의 재해석’ 을 꾀하였다스릴러미스터리, SF, 로맨스 장르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다섯 명의 작가진이 재해석한 고전은 해와 달이 된 오누이신데렐라숙영낭자전당나귀 가죽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다모두 옛이야기 속 숨은 장치들을 이용하여 현 시대 사회 속 문제점들을 멋지게 비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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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작품 중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박서련작가의 [천사는 라이더 자켓을 입는다]가 가장 인상 깊었다박서련 작가는 샤를 페로의 <당나귀 가죽>을 가져와 권력자가 휘두르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당나귀 가죽>은 왕이 자신의 딸인 공주에게 청혼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공주는 이 상황을 '당나귀 가죽'을 뒤집어써 흉측한 모습으로 변해 왕국 바깥으로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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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별 공통점이 없는 장년 남성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잇달아 뉴스에 보도된다이에 경찰은 어패럴 사업체를 이끌고 있는 나연을 찾는다당초 경찰은 사건 탓에 아버지를 잃은 친구를 둔 나연을 위로하며 정중히 수사 협조를 요청했지만시간이 갈수록 나연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사망 사건이 발생한 장소 근처에서 비슷한 시각에 나연이 여러 번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나연의 회사 직원인 재희는 경찰의 의심을 비웃는데나연은 살인과는 거리가 대단히 먼 사람이라서다재벌가 막내딸이 되기 이전의 나연을 아는 재희는 그렇게 확신한다.

 

재희가 나연이 살인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이유는 그녀에게는 살인을 할 동기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너무나 뛰어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졌기에 누군가를 미워할 이유가 없을 만큼 나연이 보기에 재희는 평화롭다그녀의 평화로움은 그녀 스스로또한 그녀의 환경이 악의와 적의를 느끼지 못하며 살 수 있을 만큼 완벽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완벽한 평화로움'은 존재하지 않는다우리는 각자의 혼란과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너무 큰 아픔과 혼란은 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입 밖으로 내뱉는 것 부터가 지옥일 수 있기 때문이다재희의 아픔이 재희에게 더 견디기 어려웠던 이유는 자신만의 아픔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였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라이더 재킷을 입고 잠깐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악을 처단하는 천사가 된 것이다권력을 무기로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을 당연함으로 알고 죄의식을 갖지 않는 세상의 모든 '벌거벗은 임금'들을 재희는 라이더 재킷을 입고 앞으로도 계속 처단할 것 같다그녀에게는 나연이라는 새로운 동조자가 생겼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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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 등장하는 방식으로는 우리의 삐뚤어진 사회 속 문제점을 해결할 수는 없다결과적으로는 악을 처단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과정이 또다른 악행이기 때문이다하지만 문학 속에서 인물들이 악인에게 행하는 행동에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그건 또한 그런 방식으로라도 그들을 처단하고 싶을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제대로 된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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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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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모르는 그녀의 시간을 질투하고통제하려 했기에 그들과 그녀는 불행해진다언제나 지나친 욕심과 부족한 믿음이 문제이다하지만 믿지 못하는 사람의 잘못만은 아니다그러니 사람과의 관계에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았던 것 마냥 파머가 상처 받아 떠나버리자 둘 사이를 응원한다던 남자는 사라지고 테레즈에게 애정을 요구하는 로랑의 칭엉거림이 다시 시작된다그리고 여지없이 테레즈는 그를 받아들인다파머와 테레즈가 결혼을 하였더라도 그들 주변에 로랑이 존재했다면 그들 모두는 불행했을 것이다그리고 파머는 그걸 참아낼 끈기가 사랑의 힘보다 부족함을 깨달아서 떠났을 것이다.

 

로랑과 테레즈의 관계는 서로를 고통 받게 하고그들은 곧 고통에 익숙해지게 된다그들은 고통을 사랑이라 착각한다그녀로 인해 받은 고통은 그에게 창작의 결과를 가져오고그의 예술적 성과를 지켜보며 그녀는 자신이 예술적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된 것이라 생각하며 의미를 두는 것이다.

 

조르주 상드가 뮈세와의 사랑에 관해 자신의 관점에서 썼다는 [그녀와 그]는 철저히 상드 위주의 서술이다그녀 스스로는 넘치는 매력과 모성 본능으로 상대를 감씨며 상황을 잘 해결하려 했는데 소유욕이 강하고의심과 질투가 많은 두 남자가 결국은 관계를 어긋나게 했다는 변명으로만 들려서 불편하기도 했다뮈세의 [세기의 사랑]을 읽어보아야 겠다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될 것 같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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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비르지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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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은 아름다운 사랑으로 결말지어지지 않았다바다가 화를 내며 그녀를 삼킨 것은 어쩌면 섬과 섬의 사람들을 미개하다 여긴 문명 사회에게 보내는 자연의 경고였을 수도 있다.

 

폴을 위로하기 위해 던진 노인의 말처럼 비르지니가 바다에 빠지는 불행없이 폴의 곁에 남았다해서 그들이 마냥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라는 장담을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상속도 없이 돌아온 그녀는 결국 폴에게만 의지해서 살아야 했고교육과 담대함을 가지고 돌아왔지만 자신을 억누르며 살아야 했을 것이며아이라도 낳게 되었을 경우 노모와 많은 식솔들을 책임져야 하는 폴의 부담감과 고충으로 그들은 서로를 보는 것이 괴로움이 되어 버렸을 수도 있다그래서 어쩌면 사랑을 품고 죽음을 맞이한 비르지니가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는 노인의 궤변이 마냥 억지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아름다운 섬과 아름다운 자연아름다운 젊은 연인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면서도 유럽 사람들의 독선과 이기심문명인들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 작품이다화자인 노인의 구구절절 뽑아내는 길고 긴 말들이 지루하기는 하였으나 다양한 견해와 학식과 철학을 담고 있어 생각할 꺼리를 만들어 주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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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비르지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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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지니는 폴과 제대로 된 이별도 나누지 못한 채 새벽에 배에 실려 프랑스로 보내진다이에 폴은 두 어머니를 원망하며 절망하고,슬퍼한다.

 

그녀에게 닿기를 갈망하며 폴은 그녀와 편지를 주고 받기 위해 글을 배우고그녀가 살게 될 나라를 상상하기 위해 지리를 배우고그녀가 살아갈 사회에 대해 알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그녀에게 닿기 위해 배우는 것들 속에서 폴은 정치적 분열되풀이되는 불행전쟁과 음모를 알게 되며 오히려 배우는 것에 흥미를 잃게 된다.

 

한편 바르지니는 풍요로운 이모댁의 모든 것이 자기 것이 아니며베풀 수 없는 것들이기에 오히려 가난하다 느낀다또한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배우는 것들 또한 돈 많은 귀족과 결혼하여 더 많은 부를 늘리는데 쓰일 것임을 알고 절망한다결국 모두와 떨어져 지내는 프랑스 생활은 그녀에게 풍요도 여유도 가져다 주지 못하고 눈물과 그리움만 쌓이게 된다.

 

바르지니와 자신이 결혼할 수 있을지 묻는 폴에게 노인은 말한다폴은 신분이 낮고가진 것이 없으며재력을 위해 양심을 버리지도 못할 것이라 바르지니와 결혼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바르지니가 폴을 사랑함은 확신할 수 있다고 말하여 폴을 기쁘게 한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에게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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