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의 춤을 춰
다비드 칼리 지음, 클로틸드 들라크루아 그림, 이세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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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울 앞에서 발을 구르는 여자 아이가 “난 나의 춤을 춰!”라고 즐겁게 말하는 듯보여 기대했던 그림책이다. 춤을 추고 있는 어린이는 일곱 살 오데트. 오데트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자기 방에 들어가 꿀벌 옷으로 갈아입고 음악을 크게 튼 채 춤을 추곤 한다.

오데트는 아직 자기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 부모님은 오데트를 허약한 딸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은 뚱뚱한 애라고 생각하고, 담임 선생님은 순한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체육 선생님에겐 너무 둔한 학생, 피아노 선생님에겐 너무 힘든 학생으로 비춰져 매번 평가가 다르다. 혼란스러운 오데트가 정확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좋아하는 작가 레오 다비드처럼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과 친구들처럼 날씬해지고 싶다는 것.

하지만 다이어트는 1시간까지만 유효하고, 눈치 없는 엄마는 따뜻한 초콜릿으로 오데트를 유혹한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차창 너머로 달을 보는 오데트. “달은 좋겠어요. 저렇게 토실토실해도 다들 예쁘다고 하니까요.” (오데트 그런 생각을 멈춰…!) 오데트가 다이어트에 곤란을 겪고 있을 때, 마침 오데트의 최애 레오 다비드 작가가 학교에 강연을 온다. 오데트는 저보다 몸집이 크고 매혹적인 언변을 가진 작가를 보며 또 한 번 반하고, 자신처럼 치즈를 얹은 볼로네제 스파게티를 좋아한다는 작가를 보며 재차 꿈을 꾼다.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이람! (바로 그거야…!)

다시 꿀벌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오데트. 오데트가 앞으로도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춤을 추기를, 좋아하는 것들을 자책과 자괴감으로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손 대면 통통 튈 것 같은 오데트의 동그란 허벅지와, 입꼬리가 한껏 올라가 순수함으로 가득찬 이목구비가 즐거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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