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래북살롱' 활동으로 읽게 된 세 번째 책. 범죄자, 용의자, 피고인 및 법과 정의에 관한 책은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이 함께 쓴 《싸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이후 오랜만에 읽는다. 그만큼 내 독서 취향이 편협하다는 것이겠지(ㅠㅠ) 일전에 미래북살롱을 통해 읽었던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처럼 쉽게 읽히면서 그 책보다는 '덜 일기 같고 더 지식교양서로서 작동하는' 책이어서 좋았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저자 정혜진 국선전담변호사는 법원에서 일하기 전 영남일보 기자로 15년이나 일했다. 기자로서 책도 세 권이나 출간했다. 그녀가 겪었던 피고인들의 사연과 그속에 담긴 법의 언어·법적 절차가 깊이 있고도 담백한 책으로 출간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저자 이력 덕분이지 않나 싶다. 저자 소개를 읽었을 때부터 확 흥미가 생겨서 각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주제에 따라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변론한 사건을 기초로 했지만 사건 관련자를 보호하고 변호인의 비밀 준수 의무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 각색했다고 한다. 저자가 성범죄 및 마약범죄 전담 재판부에 배정되어 있는 탓에 해당 범죄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 편이지만, 거슬릴 정도로 치우쳐 있진 않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국선전담변호사만이 가지고 있는 '이중적 독립성'에 대해 설명한다. 국가에서 월급을 받지만 국가가 아닌 국가를 상대로 서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당사자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덕분에 당사자에게 휘둘리지 않는 구조. 이를 '이중적 독립성'이라 일컫는 것이다. 저자가 국선전담변호사로서 가지게 된 해당 특성에 초점을 맞춰 사건의 개요와 과정을 읽어가다보면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삶의 효율에 관해 물었는데 삶의 자세에 대해 답한 우문현답이어서였을까. 효율 따위를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전과자가 되는 길을 자발적으로 선택하지도 않았을 테다.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면서 외웠던 ‘양심‘의 정의가 퍼뜩 머리를 스쳤다.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