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에쿠니 가오리 지음, 마츠다 나나코 그림, 임경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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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에게 푹 빠진 뒤로, 요즘 어린이책을 찾아 보고 있다. 어른이 되어 읽는 동화는 어릴 적 상상과 동심에 푹 빠져 읽던 때와는 또 다른 감명이 있다. 복잡하게 굴리던 뇌를 잠시 쉬게 하면서, 오색찬란한 그림들을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 요즘엔 어린이책만큼 내게 힐링이 되는 콘텐츠가 또 있을까 싶다.


 동화 《나비》는 에쿠니 가오리의 동화여서 관심이 갔다. 일본문학을 꾸준히 읽어온 사람이라면 유명 여성작가 에쿠니 가오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는 《반짝반짝 빛나는》, 《냉정과 열정 사이》,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등의 작품을 쓴 나오키 수상작가로 일본과 한국 각국에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 책은 그녀가 《몬테로소의 분홍 벽》 이후 두 번째로 펴낸 동화책이다. 에쿠니 가오리가 동화를 쓴다는 소식도 처음 접했고, 에쿠니 가오리의 동화도 본 적 없어 그녀가 어린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갔을까 궁금했다. 참고로, 《태도에 관하여》, 《교토에 다녀왔습니다》로 유명한 임경선 작가가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책은 고요와 소음, 공기를 가르며 세상을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여준다. 여자아이의 머리카락, 고양이의 털, 사람의 손가락, 아이의 신발 등 다양한 장소에 앉을 수 있는 나비는 장소에 따라 반지가 되기도 하고 신발끈이 되기도 한다. 나비는 색채 감각이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 마츠다 나나코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는데, 에쿠니 가오리의 맑은 동화를 완성시키는 힘은 이 독특한 일러스트에서 나온다. (실제로, 마츠다 나나코는 이 책을 통해 ‘제1회 MOE 그림책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나비의 날개짓을 따라 상상력이 점차 부풀어오르는 동화다.


 에쿠니 가오리의 첫 번째 동화 《몬테로소의 분홍 벽》도 읽어보고 싶다.

나비는 보고
나비는 듣고
나비는 웃지
아마도 날개가 조금 떨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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