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나를 멈추고 싶다
다부사 에이코 지음, 윤지영 옮김 / 이마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서른네 살까지 욱하면서 살아온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담아 욱하던 시절의 추억, 욱하는 성질을 고친 방법, 욱하지 않게 된 계기 그리고 그 후일담을 그린 만화다.  


 다소 직설적인 엄마와 남자친구를 겪으며 눈치 보는 행동에 익숙해져 온 작가는 자신을 구제불능라고 여길 때마다 욱하게 됐다고 회상한다. 이후, 엄마와는 따로 살게 되었고 그 남자친구와는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지만 작가는 한 번 굳어진 욱하는 성질이 쉽게 고쳐지지 않아 난항을 겪었다. 부부싸움을 하다 홧김에 경찰을 부르거나, 심한 경우에는 자신에게 매달리는 아이를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아이 문제에서 심각성을 느끼고 욱하는 성미를 고쳐보고자 방법을 찾지만, 생각보다 진지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고백한다. 상담도 받아보고 책도 찾아봤지만 뾰족한 수를 찾을 수 없던 때, 작가에게 숨돌릴 기회를 준 처방이 있었으니 바로 '게슈탈트 테라피'. 엄마 입장에서, 본인의 입장에서 한 번씩 번갈아가며 서로의 기분을 느끼고 기분을 대변하여 말해보는 테라피인데 작가는 이 테라피를 통해 욱하는 성질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욱하는 성질은 화뿐만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이 내재된 혼란스러움이 주 원인이었다. 이를 테면, 나는 왜 이런 일로 혼자 해결하지 못할까 같은 자책 말이다. 그리고 게슈탈트 테라피를 통해, 보통 대화를 할 땐 상대방의 ‘상황’과 ‘마음’에 바탕을 두고 대화를 하는데 올바른 대화를 하려면 특히 ‘마음에 주목’하여 대화하는 방식이 중요하단 것도 알게 된다. 


 작가 본인이 학생 시절부터 욱할 때마다 육교를 달렸다고 말하는 컷만 해도 낄낄거리며 봤다가, 생각보다 진지하게 '욱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말해주어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작가는 본인의 마음을 다스린 이후에야 주변을 침착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성적이고 침착하게 보였던 남편 또한 상대방 단점만 보는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었고, 부부싸움의 원인은 본인에게만 있지 않았구나 하고 자책을 덜게 되었다고. 만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부부는 각자 결점을 고쳐나가고 변화해 나가자고 다짐한다. 작가가 만화에서 말했듯 '한 번 시작된 변화는 계속해서 다른 변화를 동반해야 하는 거니까.' 참, 이 문장에 깊이 공감했다.


 다부사 에이코가 이름을 알린 작품은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다. 제목만 봐도 작가와 엄마간 의견차이와 다사다난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겠구나 쉬 짐작된다. 작가가 본인의 욱하는 성질에 영향을 줬다고 말한 바 있는 엄마와의 사연을 엿볼 수 있을 듯 싶다. 도서관에 이 책이 있다면 한 번 빌려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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