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었습니다만,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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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타케 신스케의 어린이책이나 에세이를 꾸준히 보아온 독자라면, 그가 구사하는 유머가 얼마나 독특하고 매력적인지 알 것이다. 이 책은 요시타케 신스케가 첫 아이를 키우며 경험했던 '초보 아빠 수난기'를 담은 에세이로, 그의 장기인 유머가 십분 발휘된 책이다. 아이와 직장 상사를 비교하는 컷이나 아이의 기저귀를 갈다가 멘붕에 빠지는 아빠의 컷 등을 보고 있노라면, 어쩔 수 없이 책 곳곳에서 낄낄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유머에 약한 나는 이제 그가 그리는 캐릭터의 표정만 봐도 웃음이 난다.


아이를 낳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정이 떨어졌다는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든가, 아내도 초보 엄마일 텐데 자신이 초보 아빠인 것만 강조한다든가, 처가에서 다정한 남편으로 이미지메이킹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든가 에세이 초반부에는 그의 철없는 아빠 모습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뒤이어, 아빠로서의 책임감이나 선배나 동료들에게서 얻은 조언이 순탄치 않은 육아 현장에 적용되면서 그도 제법 '아빠 같은' 면모를 갖추어 간다. 와중에 '아기 때 사진을 목에 걸고 다니는 날' 같이 아이에게서 동화적인 상상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흥미로웠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어느새 초등학교 4학년이 된 큰 아이가 요시타케 신스케 앞에서 엄마를 찾는 컷이 나왔다. 참, 끝까지 나를 웃기는 작가다.


잠결에도 반자동적으로 목을 끌어안는 아이의 팔. 이 보상으로 낮 동안의 노고가 얼마간 상쇄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이상한 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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