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모험 - 플라톤에서 피케티까지 상상력을 불어넣는 경제학자들의 도전
니알 키시타이니 지음, 김진원 옮김 / 부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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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누구나 들어봤지만 가까이 가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편안하고 위트 있는 문체로 단 10페이지에!


 상경계열 전공자지만 진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경제/경영 관련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부키에서 출간된 《경제학의 모험》의 서평단에 신청한 이유도 그것이었다. 이제 경제/경영 책 좀 읽자! 그리고 서평단에 덜컥 당첨됐을 때는 약간의 우려가 있기도 했다. 내가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 너무 지루해서 힘든 독서가 되지 않을까. 《경제학의 모험》은 그런 나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 책이었다. 


 경제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악명 높은 책이 있다. 바로 《맨큐의 경제학》. 하지만 '악명 높다'는 말은 경제학을 싫어했던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일 뿐이고, 사실 《맨큐의 경제학》은 경제학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쉽게 쓰여진 경제 이론 책이다. 그리고 《맨큐의 경제학》보다 즐겁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맨큐의 경제학》은 전공책이다 보니, 그래프와 표로 가득하고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이론들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강압으로 넘실댄다. 그에 비해 《경제학의 모험》은 표지 카피처럼 '플라톤에서 피케티까지' 유려하게 흘러가면서, 경제학의 기본 이론들과 경제학자들이 이론은 만들게 된 배경을 가독성 높은 문체로 설명한다. 덕분에 지하철에서 이동하면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쉴틈없이 읽었다.


 1부는 자본가와 노동자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이론을 밝힌 사람들, 이를 테면 프랑수아 케네,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 등 이름만 들어도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유명 경제학자들이 먼저 등장한다. 최초의 경제 사상가라고 부를 수 있는 그리스 철학자부터 성경 말씀이 진리였던 중세시대, 16세기 중상주의 시대, 산업혁명 시대, 자본주의 시대까지 굵직한 서양사를 이야기하며 경제학자들의 등장을 함께 다룬다. 2부는 소비자다. 그 유명한 경제 용어들 '한계 효용',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완전 경쟁', '독점적 경쟁'들이 등장하고, 3부 '정부와 경제학자들의 관계와 역사'를 지나 4부 '투자자들의 등장과 현대 소비자들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사회주의 창시자로 여겨지며 공상적 사회주의자로 불리는 샤를 푸리에와 로버트 오언, 앙리 드 생시몽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1부에서 산업혁명 등장 이후 회의론자들을 언급하며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푸리에가 주창한 '마음껏 정념에 따를 수 있는 공간'인 '팔랑스테르', 오언의 '시범 마을', 생시몽의 과학자와 기업가가 다스리고 협동 정신으로 무장한 사회. 보면서 이런 사회에서 살고 싶다 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이것이 바로 사회주의 시초라고 말하는 문장을 읽고는 아차 싶었다. 그렇지, 사회주의가 이렇게 시작됐던 거였지 하고. 그렇게 보면 자본주의, 사회주의의 장점과 단점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놓여져 있는 듯하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더욱 재밌을 책 하나를 소개한다. 문소영 신문기자가 쓴 《그림 속 경제학》이다. 이 책과 비슷한 구성으로 경제학사를 다루고 있어,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복습할 수 있고 뒷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퐁파두르 후작부인의 초상화를 보면서 프랑수아 케네의 중농주의를 다시 보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경제학의 모험》을 소개한 괜찮은 영상을 하나 보았다. 같이 첨부한다. (https://youtu.be/ESDc8TvDHy0) 그나저나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앵겔스의 《공산당 선언》을 꼭 읽어봐야겠다. 진짜 꼭 읽어야 하는 고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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