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지혜의 시대
김현정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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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좋게 창비 신간 《지혜의 시대》 시리즈의 서평단 일원이 되었다. 노회찬의 <우리가 꿈꾸는 나라>, 김현정의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두 권 중 한 권의 가제본을 랜덤으로 받아보기로 했는데, 내겐 이 책이 도착했다. 마침 뉴스와 언론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싶었던 터라, 만족스러운 뽑기였다.


 가제본이라서 손 안에 들어오는 크기가 적당해 집에 슬슬 걸어가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책을 거의 다 읽어내려간 후였다. 이 책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앵커이자 피디를 맡고 있는 김현정 피디의 2월 강연을 옮겨놓은 책이다. 때문에 뉴알못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한 설명을 주로 하여 내용이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꼭지에 강연자와 청중이 나누었던 '묻고 답하기'가 수록되어 있다.


 내가 '뉴알못'(뉴스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확신한 이유 첫 번째는, 내가 김현정 피디를 전혀 몰랐다는 점에서 먼저 드러났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화제의 인물 혹은 국회의원 등과 인터뷰하는 걸 몇 번 들어본 적이 있긴 하지만, 평소 시사채널에 관심이 없는 탓에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그렇게 사회적 반향이 큰 프로그램인지 전혀 몰랐다. 뒤이어 두 번째 이유가 드러났다. 김현정 피디가 과거 자신이 뉴알못이었음을 밝히며 강연의 첫머리를 시사상식 퀴즈로 시작하는데, 난 이 퀴즈 전부를 틀렸다. (답은 '핵우산', '7530원', '가심비'였다.) 앞으로 뉴스 좀 봐야겠다, 생각하며 자책하고 있을 때 김현정 피디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며 자신의 경험을 먼저 털어놓고 유연하게 뉴스 안내로 넘어간다.


 김현정 피디는 크게 '뉴스의 필요성', '뉴스의 프레임', '뉴스 보도의 역할', '뉴스 읽기'의 주제의식으로 '뉴스'를 안내한다. 각 주제의식에는 [김현정의 뉴스쇼] 탄생기, 국정원 연락까지 닿을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탈레반 대변인과의 인터뷰, 유가족과의 인터뷰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의 비하인드 등 실제 사건들이 적절히 첨가되어 있어 이해가 쉽다. 


 나는 무엇보다 '사실=진실'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는 '뉴스의 프레임' 부분이 인상 깊었다. 특히 선악이 바뀐 애덤스 기자의 베트콩 사살 사진은, '선입견'의 힘을 제대로 목도하게 했다. 김현정 피디는 뉴스가 미처 담지 못한 프레임 밖의 진실을 알기 위해 선입견을 깨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어 사실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좋은 언론'을 택하는 노력, '날 것 그대로'를 보고 질문하는 노력을 강조한다. 또한 뉴스의 강력한 힘을 상기시키고, 권력과 지배계층이 아닌 약자와 소외계층에게 더 많은 마이크가 필요함을 덧붙여 말한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튠즈에서 [김현정의 뉴스쇼]를 찾아 들어 보았다. 김현정 피디가 말했던 대로, 편향되지 않은 인터뷰이 선정과 핵심을 파고드는 직설적인 질문이 돋보이는 시사 라디오였다. 그리고 편성국장이 왜 음악프로그램 피디였던 그녀에게 갑자기 앵커를 맡겼는지 순순히 이해될 정도로 김현정 피디의 정갈하고 또렷한 목소리가 돋보였다. 이 책을 계기로 종종 찾아 듣게 될 것 같다.


 《지혜의 시대》 시리즈는 이 책과 노회찬 전 의원의 책 외에도 변영주 감독의 <영화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김대식 교수의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정혜신 전문의의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총 5권으로 짜여져 있다. 김현정 PD의 책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그런지, 다른 책들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처럼 단숨에 읽어야지.



뉴스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레임을 깨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프레임을 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선입견을 벗어던지는 것이고, 그 선입견을 벗어던지기 위해 중요한 것은 질문을 던지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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