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다 보니 구매해 놓은 박준의 유명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보다 먼저 읽게 된 그의 산문집. 도서관 신간 코너를 보는 일은 이래서 즐겁다.


 제목과 연관된 문장을 가진 <고아>도 좋았지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글은 책장을 몇 넘기지도 않았을 때 발견한 <그늘>이라는 시다. 요즘의 내게 참 많은 위로를 주었다. 그밖에 <그해 인천>, <어떤 말은 죽지 않는다>, <해>의 제목을 단 글이 짙은 여운을 줬다.

그해, 너의 앞에 서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내 입속에 내가 넘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_<그해 인천>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 남는다.
_<어떤 말은 죽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고아가 되고 있거나 이미 고아입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_<고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