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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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츠는 올리짱의 라디오를 듣고 있는 니나가와의 등을 보면서, 올리짱의 실물을 처음 본 날 허탈감을 고백하는 니나가와의 등을 보면서 '발로 차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발로 차주고 싶다'는 하츠의 속마음에는 자신과 닮은 니나가와에게서 비롯되는 자기혐오, 연민, 동정, 호감, 안타까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묻어 있다. 종국에, 엄지발가락의 뼈가 딱 소리날만큼 밀어낸 니나가와의 등짝은 하츠에게 있어서 고통과 사랑스러움 그 자체이자, 자신의 감정을 서툴게나마 표현하고 분출한 대상이었다. 하츠는 그러한 '객체'를 처음 가져 본 것이다. 


 학창 시절을 지나온 우리들이 친구와 관계하며 느꼈던 묘한 긴장감과 서늘한 공기, 그 순간의 감정을 너무나 잘 묘사하는 작가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하츠가 되었고, 웅성웅성 시끄러운 교실 안에서 혼자 부유하며 외로움을 마주하는 경험을 새로 했다. 마치 중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차가운 소나기에 흠뻑 젖어 울고픈 기분이 들더라.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2004년 제13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작가 와타야 리사는 당시 19살로 아쿠타가와상 역대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최근에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새롭게 출간되어 위의 그림과는 다른 표지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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