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슌지 지음, 박재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와이 슌지는 내게 있어 정말 많은 감동을 준 감독 중 한명이고, 신작이 나오면 꼭 찾아보는 감독 중 하나이다. <립반윙클의 신부>는 책보다 동명의 영화를 먼저 봤고, 이후 책도 찾아 읽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이와이 슌지가 쓰고 연출한 이야기이므로 전적으로 그에게서 나왔다. 일본의 오리지널 감성을 대표하는 감독이 현재 스마트 시대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SNS와 밀접한 인물들을 통해 주제를 펼치는 점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책보다 재밌었고, 영화 자체는 이와이 슌지의 전작들보다는 못한 느낌이다. 하지만 다양한 색감과 질문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란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

 

  SNS의 양면성을 대표하는 캐릭터 '아무로'가 가장 재밌는 캐릭터였다. 그의 입체적인 캐릭터성에 빠져드는 한편, 약간의 스릴러와 다수의 성장 드라마가 책의 전개 그리고 결말을 의외의 방향으로 끌고간다.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매번 일본의 콘텐츠를 접할 때마다 느꼈던 '창녀를 대하는 태도'가 여기서도 묻어난다는 점이다. 일본의 콘텐츠에는 창녀가 꽤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철학을 찾으려 소위 '밑바닥 인생'을 구구절절 읊은 뒤 정작 사회 부조리적인 측면과 그에 대한 해결책은 심도 있게 다루지 않는다. '창녀'라는 소재를 말그대로 유희거리로 소비하는 것이다. 이 책의 중요 인물들 중 한명도 그 '창녀'에 해당하는 캐릭터다. 그녀 자체를 보기보다는 '창녀'인 그녀를 보면서, '인생은 이렇게 덧없는 것'이라는 비극과 허황스런 교훈을 억지로 도출해내는 것처럼 보였다. 개방적인 시선은 오직 남성 소비층을 향할 뿐 창녀와 AV배우, 접대여성은 철저히 배제당하는 작금에 콘텐츠로는 대량생산 대량소비하는 태도. 정말 이중적이다. 그리고 이와이 슌지 책에서도 그런 이중적인 태도를 느꼈다는 점이 참 아쉽다.


하지만 나나미는 이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서로 SNS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함께 살았다. 이런 시대에 마치 기적과도 같은 나날을 보냈다. 확실히 꿈과 같은, 기적과 같은 나날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