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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션 일레븐 ㅣ 스토리콜렉터 45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한 유명배우의 갑작스런 죽음. 그리고 갑작스런 독감 바이러스의 확산, 문명의 몰락. 그 이후 문명의 재탄생. 스테이션 일레븐은 독감에 의해 몰락한 문명의 이전 모습과 이후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사라진 것들의 목록’이라고 보여주는 2페이지에 걸친 내용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문명의 이기를 어떻게 누려왔는지를 보여준다. 또 우리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 화면을 스크롤하며 지루하고 장황한 꿈 이야기와 불안한 희망과 음식 사진과 자실 예고와 자기 자랑과 하트 아이콘으로 된 연애 상태 업데이트와 곧 보자는 말과 각종 청원과 불평과 욕망과 할로윈에 곰이나 피망 옷을 입힌 아기들...”
<스테이션 일레븐>은 이 책의 등장인물이 쓰고 있던 책 이름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파괴된 지구의 삶이 담겨져 있다.
“나는 파괴된 내 집을 바라보면서 달콤했던 지구에서의 삶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근처 은하계에 살던 적대적인 문명이 지구를 점령하고 지구인들을 노예로 만들었지만...스테이션 일레븐은 달만 한 크기로 행성과 유사하게 설계되었지만, 은하계를 여러 개씩 통과하며 운행할 수 있고 태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문명의 몰락 이후 나타난 예언자, 그리고 생존한 사람들. 문명의 몰락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만들었고 예언자라는 사람은 이러한 문명의 몰락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이러한 모습들이 정말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현재의 삶이 없어진다면 정말 이런 사람들 그리고 생활 모습이 나타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몰락 후 20년, 문명은 작은 마을들로 이루어진 군도였다.” “마을마다 꼭 필요하지, 예언자.”
“20년 전 우리가 겪은 독감은 거대한 정화의 의식이며 우리의 홍수였다.”
이런 모습들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독감의 확산으로 사람들이 고립되고, 그리고 공항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재난영화에서 자주 보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공항과 외부 공간의 격리.
“처음에는...비행들기 다시 이착륙을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그러다가 1년, 2년, 3년이 지나갔다. 재난으로 인해 시간이 재설정되었다.”
“클라크는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았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생존했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만이 아니라...한 세상이 끝나고 다른 세상이 시작되는 것을 보았다는 점에서도...”
재앙은 어쩌면 소설에 말하는 것처럼 잠시 꿈을 꾸는 것 같은 느낌을 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재앙으로 인해 우리는 또 다른 삶의 가치를 찾을지도 모른다.
닥터 일레븐 : 마지막은 어땠습니까?
로너건 선장 : 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것 같았어.